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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뒤덮은 황사… 시민들, 미세먼지와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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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뒤덮은 황사… 시민들, 미세먼지와 '사투'

입력
2017.05.0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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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황사로 전국 대부분 지역 미세먼지 '나쁨'

서울 명동, 관광객·상인·관광안내원 등 마스크 물결

어린이대공원 찾은 부모들은 아이 걱정 앞세워

서울 미세먼지 나쁨을 기록한 7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길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미세먼지 나쁨을 기록한 7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길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발 황사로 전국 대부분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 수준을 나타낸 7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미세먼지를 피해 황금연휴 마지막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전날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지역은 연휴 다른 날보다 한산했다. 그럼에도 외출을 감행한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서울 관광 1번지 명동은 이날 오전부터 차츰 사람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길목에 자리잡은 노점상, 매장 직원, 전단지를 뿌리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비롯해 이곳을 방문한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 순찰 중인 경찰관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야외에 진열된 옷을 정리 중이던 옷가게 점원 심모(23·여)씨는 "뉴스 보니까 오늘(7일)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해서 착용했다. 실내에서 일할 땐 벗고 밖에 나올 땐 착용한다"며 "어제와 오늘은 평소 주말보다도 방문객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황금연휴 마지막 날인 7일에도 중국발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로 서울 종로구에서 경찰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황금연휴 마지막 날인 7일에도 중국발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로 서울 종로구에서 경찰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던 김모(63·여)씨는 "아침 출근길에 보니 햇빛에 먼지들이 비춰보이더라. 기관지가 약해서 공기가 안좋으면 바로 체감하는 편"이라며 "전단지를 빨리 나눠줘야 일을 마치는데 요즘 일본,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서 울상이다"고 전했다.

나란히 마스크를 착용한 모녀도 눈에 띄었다. 딸 지모(20·여)씨는 "경남 창원에서 가족 여행을 왔는데 가만히 있어도 미세먼지가 느껴질 정도로 심한 것 같다"고 밝혔다. 어머니 이모(46·여)씨는 "목이 따갑고 눈도 따갑다"며 "창원도 미세먼지가 있는 편이지만 서울이 확실히 더 심한 것 같다"고 더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탓에 방문객의 발길은 자연스레 뜸했다. 커피숍, 극장 등 실내 시설도 마찬가지였다.

명동에 있는 극장에서 일하는 박모(22·여)씨는 "연휴 막바지라서 그런지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 자체를 안한 것인지 관객들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고 커피숍 아르바이트 학생 박선화(25·여)씨는 "어제도 일했는데 주말임에도 부쩍 손님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은 마스크가 없는 상태로 명동길을 거닐었다. 그러다 마스크를 구입해 착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말레이시아에서 교환학생으로 입국해 국내 대학에서 유학 중이라는 20대 여성은 "한국방송에서 무슨 말하는지 모르다보니 미세먼지가 심한 줄 몰랐다. 밖에 나와서야 심한 걸 깨달았다"며 "어제 잘 때 창문을 열고 잤는데 목이 좀 아프고 그렇다. 미세먼지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어린이날 연휴 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도 인파가 드물었다. 실제 이달 3일 석가탄신일과 다음날인 4일 입장객 수는 각각 5만명, 어린이날에는 11만명이 입장했으나 중국발 황사가 예고된 지난 6일 관람객은 3만명에 그쳤다.

어린이대공원 정문에서 가판대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자제해서인지 주말 방문객이 적었던 같다"며 "평소 손님이 10명이라고 한다면 이번 주말은 2~3명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류경숙(38·여)씨는 황사를 피하기 위해 선글라스와 마스크, 긴팔차림까지 갖췄다. 아들 역시 마스크와 긴팔 옷, 모자를 쓰고 있었다.

류씨는 "원래 안 나올 생각이었는데 체험 학습이 예약돼있어 어쩔 수 없이 나왔다"며 "목도 칼칼하고 눈도 아프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연인과 함께 나들이왔다는 정국영(27)씨는 "외부에서 데이트를 하기보다는 실내에서 영화를 보거나 밥을 먹거나 카페를 가는 등 실내 데이트를 즐기는 편"이라며 "외부에 나올 때는 마스크를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시흥에서 온 김영태(55)씨는 손자를 데리고 동물원을 관람왔다. 김씨는 "대공원 안은 숲이라 괜찮은데 밖은 공기가 많이 안좋다"며 "오늘도 금방 돌아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황금연휴 마지막 날이자 중국발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물놀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금연휴 마지막 날이자 중국발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물놀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 때문에 아이들 걱정을 앞세우는 부모들도 많았다.

두 딸을 데리고 나들이왔다는 조태선(47)씨는 "황사 미세먼지 때문에 아이들의 외출을 자제시킨다"고 말했다. 조효나(16)·해나(11)양도 피부가 거친 느낌이 들고 목이 자주 마르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6살 아들을 데리고 대공원을 찾은 조은혜(39·여)씨는 "아이가 콧물이 계속 나온다고 하고 눈물을 흘린다"며 "오늘도 나올까 말까 고민하다 아이가 너무 나오고 싶어해서 그나마 대공원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이 맑으나 대부분 지역에 황사가 관측되고 있다. 오후 2시 기준 서울은 117㎍/㎥ 수준이며 광주는 264㎍/㎥, 군산 229㎍/㎥, 진도 335㎍/㎥, 흑산도 326㎍/㎥ 등이다.

경기도의 경우 낮 12시부로 23개 시·군에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권역별 미세먼지가 시간당 평균 150㎍/㎥를 넘을 때 내려진다. 주의보 발령지역은 북부권 고양, 의정부, 양주, 김포, 동두천, 포천, 연천, 파주 등 8개 시군을 제외한 경기 전 지역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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