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성산면 어흘리서 재발화
주민 30명 마을회관으로 대피
삼척 도계산불 사흘째 ‘활활’
당국 “오늘 중 반드시 잡는다”
산림당국이 완진을 발표했던 강릉 성산면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되살아났다. 주민들은 8일 새벽 또다시 대피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산림 당국은 국민안전처 긴급재난문자 송출시스템을 통해 이날 오전 3시 29분 '성산면 산불 재발화에 따라 보광리, 관음리 주민은 안전한 마을회관으로 신속히 대피 바랍니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따라 성산면 어흘리 1, 2리 주민 30여 명이 마을 경로당으로 대피했다. 김순규 어흘리 노인회장은 “마을에 추가피해는 없으나 강한 바람을 타고 불씨가 민가를 덮칠 수 있어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몸을 옮겼다”고 상황을 전했다.
당국은 산불발생 27시간 만인 지난 7일 오후 6시쯤 성산면 산불이 진화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후 8시30분쯤 어흘리 대관령 박물관 인근에서 불씨가 되살아났다. 다행히 큰 불씨는 2시간 여 만에 잡혔으나 밤새 꺼졌다, 되살아났다를 반복했다.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삼척 도계읍 산불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림당국이 파악한 진화율은 50% 가량이다. 대관령지역과 마찬가지로 강한 바람에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산불은 밤사이 삼척시와 태백시를 잇는 백두대간 고개 건의령 정상을 넘어 확산 중이다.
산림 당국은 3중 방어선을 구축했다. 최초발화점을 중심으로 늑구∼점리길 인근에 1차 방어선을, 그 뒤로 건의령로와 소달∼늑구안길에 방어선을 구축해 불씨가 강풍을 타고 확산할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당국은 진화헬기 38대와 5,090여 명의 지상 진화 인력 장비를 대거 투입해 이날 오전 중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민가를 위협하는 불길을 피해 안전지대로 대피한 삼척 도계읍 늑구 1리 22가구 30여 명은 지난 7일 오후 모두 귀가했다. 강원소방본부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동화약고에 보관돼 있던 폭약 12.5톤과 뇌관 2,200발을 인근 동해시 안전지대로 옮겼다. 박재복 강원도 녹색 국장은 “강릉 산불은 땅속에 남아 있던 불씨가 강풍을 타고 되살아났으나 현재는 소강상태”라며 “삼척 산불은 모든 역량을 쏟아 반드시 정오 전에 진화해 더 이상의 피해를 막겠다”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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