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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 타고 날아다니는 불똥…동해안 사흘째 산불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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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 타고 날아다니는 불똥…동해안 사흘째 산불사투

입력
2017.05.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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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성산면 새벽 3시 대피 소동

“완전 진화”…불과 몇 시간 뒤 재발

8일 오후까지 산림 57ha 잿더미

삼척 산불, 태백 경계까지 확산

“큰 불길 잡아도 땅속 불씨 여전

9일 비 예보에 실낱 희망 걸어“

강한 바람으로 다시 발화한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대관령박물관 인근 산림이 연기를 내뿜으며 타고 있다. 연합뉴스
강한 바람으로 다시 발화한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대관령박물관 인근 산림이 연기를 내뿜으며 타고 있다. 연합뉴스

꺼진 듯했던 강원 강릉시 성산면 대관령 산불이 다시 살아나 사흘째 사투가 이어졌다. 건조 기후와 강한 바람에 산불이 잡힐 기미가 없는 가운데 9일 비 예보에 실낱 같은 희망을 걸어야 할 처지다.

산림당국이 지난 6일 오후 완전 진화된 것으로 발표했던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산불은 8일 새벽 강한 바람을 타고 되살아났다. 어흘리 대관령 박물관 인근에서 재발화 한 불씨는 강한 서풍을 타고 순식간에 대관령 아래 마을인 관음리와 보광리, 금산리 민가를 위협했다. 주민 30명은 이날 오전 3시29분쯤 재난안전처가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자 마을회관으로 황급히 대피했다. 전승자(55ㆍ여)씨는 “산불이 민가를 덮칠 수 있어 또다시 안전지대로 빠져나와야 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동이 트자 소방ㆍ산림당국은 헬기 등 장비 65대와 인력 3,570여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오전 한때 홍제동 강릉시청 뒷산까지 번졌던 불길을 잡고 잔불 정리에 나섰지만 재발화 가능성이 커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까지 성산면 일대 산림 57㏊가 잿더미가 됐고, 가옥 33채가 사라졌다.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 69명이 어흘리 마을회관 등지에서 한뎃잠을 자고 있다. 김승기(62), 박금화(59ㆍ여)씨 부부는 “불을 피해 몸만 빠져나온 상황이라 의류를 비롯해 비상식량 등 생필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6일 오전 삼척시 도계읍 점리에서 발생한 산불도 사흘째 계속됐다. 밤새 이 불은 삼척과 태백의 경계인 백두대간 건의령 정상까지 확산됐다. 소방당국은 헬기 38대와 5,700여명을 투입, 공중과 산 정상, 지상에서 3중 방어선을 치고 처절한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불똥이 날아가 새로운 산불을 만드는 ‘비화‘(飛火)현상이 곳곳에서 발생, 애써 잡은 불길이 수 차례 되살아나기를 반복했다. 사흘간 지속된 이 불로 축구장 140개에 해당하는 산림 100㏊와 폐가 3채가 전소됐다. 도계읍 늑구2리 주민 김세욱(70)씨는 “큰 불길을 잡았다고 해도 땅속에 불씨가 여전히 많아 완전 진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9일 비 예보에 희망을 거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7일 오후 6시쯤 “27시간 만에 강릉 성산면 산불을 완전히 진화했다”고 서둘러 발표한 산림당국의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완진 발표 후 강릉시청 광장 등지에 대기하던 소방차 등 일부 장비와 진화인력이 철수했으나 불과 몇 시간 뒤 불씨가 살아나 다시 긴급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국의 발표만 믿고 집으로 돌아갔다 새벽 또 다시 대피한 주민들도 분통을 터뜨렸다.

강릉=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ㆍ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8일 오후 소방당국이 강원 삼척시 도계읍 늑구리 일대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척시 제공
8일 오후 소방당국이 강원 삼척시 도계읍 늑구리 일대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척시 제공
8일 오후 소방대원들이 재발화했던 강릉 성산면 어흘리 산불을 진화한 뒤 잔불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정반석 기자
8일 오후 소방대원들이 재발화했던 강릉 성산면 어흘리 산불을 진화한 뒤 잔불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정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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