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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오차도 문제되는 목뼈 수술, 시뮬레이션하면 성공률 크게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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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오차도 문제되는 목뼈 수술, 시뮬레이션하면 성공률 크게 높아져”

입력
2017.05.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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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세계 최초로 척추 수술결과도 환자 맞춤형으로 알아내

환자 특성에 맞는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정밀 의료’가 의료계 화두다. 특히 척추 수술에서도 환자 맞춤형 시뮬레이션 등이 도입돼 치료와 수술은 물론 환자 만족도도 크게 높이고 있다. 난이도가 높은 ‘경추(목뼈) 수술 전문가’ 염진섭(54)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척추센터장)에게 척추 수술 분야의 정밀 의료와 그 효과에 대해 들었다.

염진섭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경추 수술은 1~2㎜만 오차가 나도 혈관이나 신경이 손상되는 가장 어려운 수술이기에 수술하기 전 시뮬레이션을 하면 수술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염진섭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경추 수술은 1~2㎜만 오차가 나도 혈관이나 신경이 손상되는 가장 어려운 수술이기에 수술하기 전 시뮬레이션을 하면 수술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염진섭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염진섭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Q. 경추 수술이 매우 어려운 수술인데.

“경추 수술은 고도의 술기(術技)가 필요한 고난이도 수술이다. 뼈와 뼈를 고정하는 나사못이 1~2㎜만 오차가 생겨도 혈관이나 신경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척추센터는 수술 성공률을 높이려고 환자에게 꼭 필요한 ‘환자 맞춤형 수술 시뮬레이션’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수술하기 전에 환자 상태를 컴퓨터에 입력해 수술과정을 3차원적으로 미리 알아내는 것이다.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모의 실험해 정밀한 수술계획을 세우고, 나사못을 안전하게 박을 수 있는 최적의 궤도를 알아내 정확한 수술이 시행되게 설계한다. 우리 병원은 이 같은 환자 맞춤형 수술 모의 실험을 통해 경추 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했고, 그 결과를 학회와 논문에 발표했다.”

Q. 수술결과도 환자 맞춤형으로 알 수 있나.

“우리 병원은 세계 최초로 척추 수술 결과를 환자 맞춤형으로 알아내는 모델을 만들었다. 컴퓨터로 수술 전후 척추체(척추뼈 몸통)를 3차원적으로 모의 실험한 뒤, 다양한 하중 조건에 따른 척추체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다.

수술 범위가 너무 넓어지면 인접 분절(척추뼈가 디스크와 관절에 의해 연결된 한 마디)에 하중이 너무 많아져 퇴행이 빨라진다. 반면 제대로 수술하지 않으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 또한 환자마다 척추의 해부학적 구조와 퇴행성 변화가 다르므로 동일한 수술을 해도 같은 결과가 항상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실제 요추(허리등뼈)나 척추변형 수술을 시행하면 척추체에 생역학적인 변화가 많이 생긴다. 이처럼 수술로 좋지 않은 결과가 초래할 수 있기에 환자마다 수술 후 생역학적인 관계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직은 연구 단계에 있지만 조만간 실제 임상에 적용해 가장 최적화된 수술법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Q. 로봇으로 척추수술을 하는데.

“우리 척추센터는 국내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척추유합술을 척추관협착증과 흉추 전이성 척추 종양 환자에게 시행하고 있다. 수술이 성공적이라는 것도 학계에 보고했고, 세계 최초로 척추 로봇수술의 안정성을 입증했다. 로봇 척추수술의 기본원리는 수술하기 전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3차원으로 재현해 최적화된 나사못을 삽입할 계획을 세우면, 수술 도중 계획된 위치에 나사못을 정확하고 안전하게 삽입하도록 로봇이 궤도를 설정해준다. 이처럼 로봇수술도 환자 맞춤형 수술과 원리가 같다.

로봇 수술의 장점을 꼽자면, 우선 척추는 사람마다 마디 생김새가 제 각각이라 수술할 때 나사못의 삽입 궤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평균값에 의존해 삽입 궤도를 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술법이다. 로봇은 환자 별로 이상적인 궤도를 알려줘 맞춤형 수술을 할 수 있다. 특히, 방사선 노출 부담을 크게 덜고, 로봇이 삽입궤도를 설정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인다. 현재 여러 가지 이유로 로봇수술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로봇수술이 임상적으로 매우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Q. 환자 치료에 어떤 점이 중요한가.

“수술도 중요하지만 이 못지 않게 최상의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협업 시스템도 중요하다. 우리 척추센터는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동시에 고려돼야 하는 척추질환의 특성을 고려해 마취통증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등 6개과 의료진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진단과 치료하는 데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우리 협업 시스템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 특히, 척추변형 수술이나 전신마비와 같은 심각한 증상을 초래하는 상위 경추 수술은 척추 수술 중 가장 어렵다. 게다가 수술 후 관리도 까다로워 다른 진료과와 유기적인 협업이 필수적이다.”

Q. 협업하는 전문클리닉을 소개하자면.

“우선 척추질환의 수술적 치료를 담당하는 척추외과(신경외과, 정형외과)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에 효과를 보이지 않거나, 척추 기형이나 선천적 이상으로 교정과 보완이 필요할 경우 수술 치료를 고려하고 있다.

척추질환은 수술할 정도는 아니어도 상당한 통증이나 장애를 동반하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척추센터 내 척추통증의학과는 환자가 병원을 찾는 근본 이유인 통증을 줄이기 위해 약물치료, 근육 내 자극술 등 다양한 비수술적 방법을 쓰고 있다.

척추통증 인터벤션 클리닉은 영상장비를 이용해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통증을 조절한다. 척추관협착증이나 디스크탈출증에 의한 신경압박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염증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사하는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비수술적 치료법은 실제 몸을 절개하지 않고, 가느다란 기구를 넣어 치료하므로 수술 부담을 덜 수 있다. 또한 영상장비로 문제 부분에 정확히 도달해 치료함으로 주위 기관 손상과 합병증을 줄인다.

척추신경과는 유전성근육병 중증근무력증 다발성경화증 말초신경질환 등 척추신경과 말초신경계 질환의 진단ㆍ치료를 맡고 있다. 또한 수술 중 신경생리검사를 시행해 척수와 척추질환의 수술결과를 향상시키고 수술할 때 생길 수 있는 신경손상을 예방한다.

척추재활팀은 환자의 척추상태와 임상증상에 기초한 개별화된 척추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치료에 이용함으로써 통증 환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염진섭(왼쪽)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센터 교수가 경추 불안전증 환자의 목뼈에 나사못을 박아 고정하는 ‘경추 나사고정술’을 시행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염진섭(왼쪽)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센터 교수가 경추 불안전증 환자의 목뼈에 나사못을 박아 고정하는 ‘경추 나사고정술’을 시행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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