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진행된 9일 전국 투표소 곳곳에서 투표용지를 찢거나 촬영하는 등의 선거법 위반 행위가 잇따랐다.
경기도에선 이날 오전에만 기표소 내 투표용지 촬영 사례 20건, 투표용지 훼손 사례 6건이 적발됐다. 남양주시 진건읍에선 기표소 안에서 특정 후보에게 기표한 투표용지를 촬영한 유권자가 선거사무원에게 적발됐다. 안양시 부림동에서도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휴대전화 카메라도 찍다가 발각됐다. 포천시 신북면, 양주시 회천1동에서도 같은 위법행위를 저지른 유권자가 각각 적발됐다. 선관위는 진건읍 투표용지는 기표 이후 촬영되면서 기표 내용이 외부로 공개된 것으로 판단하고 무효 처리했고, 기표 전 투표용지를 촬영한 나머지 19건에 대해선 사진을 삭제하도록 조치한 뒤 유효투표 처리를 했다. 투표용지 훼손 사례도 6건 발생했다. 이들 유권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찍었다는 이유로 선거사무원과 실랑이를 벌이다 투표용지를 훼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선거법은 투표용지를 훼손하거나 기표소 내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고발된다. 기표소 내부 촬영 위반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 투표용지 훼손시엔 1년 이상~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울산시에서도 이날 오전까지 투표용지 공개와 훼손이 2건씩 적발돼 무효 처리됐다. 북구 양정동에서는 40대 여성이 투표용지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찰칵’ 소리가 나자 선거사무원들이 즉시 삭제를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 여성이 사진을 지우고 용지를 기표소 밖으로 들고 나오는 과정에서 용지가 그대로 다른 유권자와 선거사무원들에게 노출되면서 해당 표는 결국 무효가 됐다. 중구 태화동에서는 50대 여성이 기표 후 “잘못 표기했다”며 용지를 찢는 일이 발생했고, 중구의 다른 투표소에서도 용지 훼손이 있었다.
충북 제천시에서는 노모와 함께 투표소를 방문한 50대 남성이 어머니를 도우려 기표소에 같이 들어갔다가 선관위 직원에게 제지 당하자 항의 표시로 투표지를 찢어 고발됐다. 부산 부산진구에서는 80대 여성의 투표를 돕겠다며 기표소에 함께 들어가 대신 기표한 70대 남성이 검찰에 고발됐다. 선거법상 정당한 사유 없이 투표에 간섭한 사람은 3년 이하 징역에 처해진다. 선관위는 해당 투표용지를 훼손 처리하는 한편, 80대 여성에겐 귀책 사유가 없다고 보고 다시 투표하도록 조치했다.
연합뉴스ㆍ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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