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은 9일 한국 대선 투표 상황을 일제히 보도하며 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대선이 한국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다는 점에 주목하며 정권 교체가 이뤄질지 큰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 CNN방송은 “한국이 탄핵 당한 박 전 대통령을 대체하기 위한 선택을 하고 있다”며 “한국 국민이 경제ㆍ부패ㆍ대북 관계에 대한 우려 속에서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해 투표소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또 많은 유권자가 한때 ‘국민 공주’로 알려졌던 박 전 대통령에게 크게 분노하고 있다며 이들은 투명한 정치를 위한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진보 진영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리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언급하며 “보수주의자들은 문 후보 승리 시 북한이 이득을 보거나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과 사이가 멀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일부 유권자는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진 보수정권의 종식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을 무너뜨린 부패 스캔들 이전부터 보수정권이 경제 실패와 민주주의 훼손을 야기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은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시민의식을 자극했고, 유권자들도 현 국가 상황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한국이 대외적으로 많은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대선이 치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방송은 “경제적 불확실성과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그 과정이 긴밀히 주시된다”고 설명했다. 이 방송은 문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문 후보는 북한과의 관계를 아예 단절한 박 전 대통령과 달리 북한과의 접촉을 늘리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번 대선의 주요 쟁점을 ▦북핵 문제 ▦한미 관계 ▦기업 부패 ▦부의 불평등 등 네 가지로 꼽았다.
중국 신화통신은 ‘한국 새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시작됐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번 대선의 사전 투표율이 높았다고 지적하며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한국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정직한 대통령을 원한다” “국민만을 바라보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한국 국민의 염원을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올해 초 부패와 권력남용 스캔들로 물러난 박 전 대통령의 후임을 선택하는 대통령선거가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차기 대통령은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웹뉴스팀ㆍ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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