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랑주의보로 여객선 운항 통제
20여명 발 묶여 투표소 못 가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국토 최남단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일부 유권자들이 기상악화로 바닷길이 막히면서 발이 묶여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지 못했다.
마라도 주민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출발하는 첫 여객선 등으로 약 10㎞ 떨어진 모슬포항으로 이동해 대정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로 인해 제주도 본섬의 모슬포항과 마라도를 연결하는 소형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이어 오후 4시쯤 풍랑특보가 해제됐지만 이날 마지막 배편까지 모두 결항되고, 해경 경비함정도 높은 파도와 강풍 등으로 마라도항에 접안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됐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마라도를 주소지로 둔 선거인 수는 108명이며, 이 가운데 마라도에 실제 거주하는 선거인 수는 50여 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사전투표를 했고, 주민 20여명 정도가 투표를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ㆍ13총선과 2014년 6ㆍ4지방선거 당시에도 마라도 주변에 높은 파도가 몰아쳐 주민들이 제주 본섬으로 이동하지 못하다가 오후에 가까스로 섬을 빠져나와 투표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의 제주지역 선거인 수는 총 51만4,264명으로, 모두 230곳 투표소에서 투표가 이뤄졌다. 이 중 도서지역 선거인은 제주시 비양도 151명, 추자도 1,718명, 우도 1,618명, 서귀포시 가파도 207명, 마라도 108명 등이다. 마라도를 제외한 비양도와 추자도, 우도, 가파도 주민들은 섬 안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한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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