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투표 당일, 대선 후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투표 독려와 함께 마지막까지 지지를 호소했다.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후보들 특성이 묻어난 막바지 포스팅들을 살펴봤다.
문재인 : 감성에 호소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페이스북 페이지 바로가기)는 오후 4시 30분쯤 사진 한 장을 포스팅하며 ‘간절함’과 ‘절박함’을 강조했다.
“간절함의 힘, 그 이상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요”라고 운을 뗀 문 후보는 “김대중과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았던 96세 어르신의 사연을 접하고 울컥했다”며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대통령 선거에서 기표 실수를 안 하시려고 연습하시는 장면, 그 절박한 얘기를 듣고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마음은 더 절박하다”며 “IMF 경제위기 때 온 국민이 집안에 있던 금붙이란 금붙이는 전부 내 와서 나라 살리기에 힘을 모았던 그 마음으로 표 모으기 운동을 벌여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란 말도 잊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감성에 호소한 이 글에 오후 7시 10분 현재 9,000여건의 공감을 보냈으며, 공유 449회, 댓글 458개로 호응했다.
또 오후 6시 30분쯤엔 중국에서 발생한 버스 화재 사건을 언급하며 또 한번 감정을 북돋웠다. 문 후보는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재외국민의 안전은 나라의 의무입니다”라며 “숨도 쉬지 못할 슬픔에 힘겨워할 유가족들께 거듭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 진인사대천명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페이스북 페이지 바로가기)는 9일 오전 7시쯤 이날의 첫 포스팅을 시작으로 12시간 동안 총 3건의 글을 포스팅했다.
홍 후보는 첫 글에서 “지난 한 달 동안 제 모든 것을 쏟아 붓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며 “후회없는 대선운동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평소 사자성어를 즐겨 썼듯이 “지난 36년 즐풍목우(櫛風沐雨ㆍ바람에 머리를 빗고, 비에 몸을 씻는다는 뜻으로, 긴 세월을 이리저리 떠돌며 갖은 고생을 다함을 이르는 말)의 공직 생활을 모두 국민 앞에 민낯으로 드러내 놓고 열정적으로 보낸 한달”이라고 회고했다. 끝으로 “모두 투표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꿈과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으로 가십시다!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일 대한민국을 이루도록 하십시다!”라고 강조했다. 오후 3시 20분쯤 올린 마지막 포스팅에서는 “친북좌파냐, 자유대한민국이냐를 판가름하는 선거입니다. 모두 투표장으로 가서 자유대한민국을 지킵시다”라는 홍 후보 특유의 논리를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홍 후보의 마지막 호소에는 1,800여명이 공감했는데, 이 중엔 60개의 ‘화나요’와 7개의 ‘웃겨요’가 포함됐다.
안철수 : 마지막까지 생방송 호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페이스북 페이지 바로가기)는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한 후보답게 마지막까지 페이스북을 통해 투표독려 생방송을 내보냈다. 대신 안 후보는 9일 오전 1시쯤 올린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안철수의 편지’라는 제목의 포스팅에서 지난 소회를 글로 정리했다.
안 후보는 ‘뚜벅이 안철수’라고 자신을 밝힌 뒤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도 있고, 자랑스러운 점도 있다”며 “아쉬움은 저에게 있고, 자랑스러움은 국민께 있다”며 장문의 포스팅을 시작했다. 안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에) 정말 많은 시민들 만나 뵈었다”며 “제게 정치가 있어야 할 자리를 일깨워 주셨습니다. 국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정치권의 패거리 싸움이 얼마나 나쁜 일인지도 새삼 깨달았습니다”라고 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지지해 준 것을 언급하며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1번과 2번은 과거입니다. 이 나라를 분열과 패권으로 위기에 빠뜨린 장본인”이라며 “이 과거세력에게 또 다시 나라를 맡기면 대한민국 또 위기에 빠질 겁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글로벌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지게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마크롱’과 ‘청년’을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글은 3,200여개의 공감, 339회의 공유, 830개의 댓글의 호응을 받았다.
유승민 : “정치하는 이유 다시 깨달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페이스북 페이지 바로가기)는 오전 9시 30분쯤 포스팅을 올렸다. 유 후보는 “어제 삼척 진화를 위해 애쓰다 사고로 순직한 고 조모 정비사의 가슴 아픈 죽음 앞에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며 “더 이상 산불 진화 과정에서 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은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 선거운동 기간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유 후보는 “힘들고 때로는 외로운 선거였다”며 “여러분이 주신 따뜻한 말씀과 파란 장미는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유 후보는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를 국민들께서 다시 한 번 깨우쳐주신 선거였다”면서 “나라가 어려울 때 우리 국민들께서는 항상 무서우리만큼 위대한 선택을 해오셨습니다.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기다립니다”라고 끝맺었다. 이 글에는 2,300여개의 공감과 220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56회 공유됐다.
심상정 : 대한민국의 을들에 감사 인사
심상정 정의당 후보(페이스북 페이지 바로가기)는 9일 정오 지난 소회를 담은 글을 포스팅했다. 심 후보는 “여러분이 든 촛불 덕에 우리 정의당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저를 부둥켜 안은 우리 청년의 그 흐느낌으로 이를 악물고 여기까지 왔습니다”라고 했다. “사랑하고 자랑스러운 당원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고 챙겼다.
심 후보는 “진보정치 15년의 역사, 수많은 실패로 점철되었다”며 “그래도 우리가 이 풍찬노숙의 고단한 진보정치 길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백도 없고 돈도 없고 또 권력도 없는 수많은 대한민국의 을들, 소수자들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 이 분들을 우리가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심 후보는 “당당한 노동의 대한민국을 위해서, 우리 청년의 새로운 희망을 위해서, 우리 여성의 꿈을 위해서 달려가겠습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이 글에는 5,600여건의 공감과 189개의 댓글이 달렸고, 89회 공유됐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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