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ㆍ경남 제외 전 지역 1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9일 대선 출구조사 결과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졌던 50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는 대표적 캐스팅보터 지역인 충청을 장악하는 등 대구ㆍ경북(TK), 경남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문 후보가 경남에서 1위를 놓친 것은 선거 막판 터져 나온 ‘패륜집단 결집’ 발언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문 후보는 출구조사 연령별 분석 결과 50대에서 36.9% 지지율로 홍 후보(26.8%)와 안 후보(25.4%)를 모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50대는 2012년 대선 때 문 후보를 패배로 몰아넣은 핵심 세대로 꼽혔다. 당시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50대는 박근혜 후보에게 62.7%를 몰아주며 문 후보(37.4%)와의 격차를 벌이게 했다.
문 후보는 이번 출구조사에서 기존 여론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20~40대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특히 30대에서 56.9% 지지율을 얻어 안 후보(18.0%)와 홍 후보(8.6%) 등을 크게 앞섰다. 문 후보는 40대와 20대에서도 각각 52.4%, 47.6%를 획득했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보수 성향 후보의 강세가 여전했다. 60대는 홍준표 후보 지지율이 45.8%로 가장 높았다. 문 후보(24.5%)와 안 후보(23.5%)가 뒤를 이었다. 70대 이상에서도 홍 후보는 50.9%로 과반을 넘었고 안 후보가 22.7%로 문 후보(22.%)를 근소한 차로 앞섰다. 안 후보는 전연령에서 20%안팎의 고른 득표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0대에서 각각 13.2%, 12.7%로 가장 강세를 보인 반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약세를 보였다. 두 후보가 연령대별로 비슷한 지지율 추이를 보이는 특징이 확인됐다.
지역별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문 후보가 전국적으로 강세를 보였고 전북 65.0%를 비롯해 호남에서 60% 안팎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호남 적자 경쟁’을 벌였던 안철수 후보는 광주(30.8%) 전남(29.0%) 전북(23.3%) 모두에서 문 후보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안 후보가 호남과 보수층 표심 사이에서 애매한 태도를 보인 것이 결과적으로 당의 핵심 기반인 호남에서 외면 받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안 후보는 전국적으로 10~30%대의 고른 지지를 받긴 했으나 어느 한 지역에서도 두각을 보이진 못했다. 홍 후보는 보수 텃밭인 경북(51.6%)ㆍ대구(44.3%)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지지세를 자랑했다. 유 후보는 대구(13.4%)에서, 심 후보는 울산(10.3%)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표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1, 2위 후보자간 득표 차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출구조사 결과에선 문 후보와 홍 후보간 표차는 592만4,434표로 계산된다. 문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맞붙어 108만496표(3.6%포인트) 차로 패한 바 있다.
지금까지는 1, 2위간 최대 득표 차는 2007년 치러진 17대 대선의 531만7,708표다.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1,149만2,389표(48.7%),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617만4,681표(26.1%)를 각각 얻었다. 가장 박빙이었던 대선은 1997년 15대 대선으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1,032만6,275표(40.3%)를 얻어 993만5,718표(38.7%)를 얻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39만557표, 1.6%포인트의 간발의 차이로 꺾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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