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 분석]
수도권 충청 등 중원 장악… TK 경남 외 전지역 석권
호남서도 안 후보 제치고 압도적 지지 받아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5ㆍ9 대선 개표 결과 대표적 캐스팅보터 지역인 충청에서 승기를 잡는 등 대구ㆍ경북(TK), 경남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1위를 달렸다. 이 같은 전국적 우위의 밑바탕엔 대표적 캐스팅 보트 세대인 50대의 지지가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당선인은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졌던 50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문 후보가 경남에서 1위를 놓친 것은 선거 막판 터져 나온 ‘패륜집단 결집’ 발언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당선인은 이날 45.6% 개표가 진행된 10일 0시30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우세를 보이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서울 40.7%, 경기 40.7%, 대전 45.5%를 획득하는 등 중원을 장악한 데 이어 전북 64.4%를 비롯해 호남에서 60% 안팎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호남 적자 경쟁’을 벌였던 안철수 후보는 광주(32.9%) 전남(32.5%) 전북(24.8%) 모두에서 문 당선인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안 후보가 호남과 보수층 표심 사이에서 애매한 태도를 보인 것이 결과적으로 당의 핵심 기반인 호남에서 외면 받게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안 후보는 전국적으로 10~30%대의 고른 지지를 받긴 했으나 어느 한 지역에서도 두각을 보이진 못했다. 홍 후보는 보수 텃밭인 경북(52.7%)ㆍ대구(47.2%)에서 여전히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부산을 내주며 사실상 TK에 고립됐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대구(12.1%)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울산(8.0%)에서 강세를 보였다.
문 당선인은 2012년 대선을 패배로 몰아넣은 핵심 세대로 꼽히는 50대에서 지지율 1위를 보였다. 방송 3사 출구조사 연령별 분석 결과 50대에서 문 당선인은 36.9% 지지율로 홍 후보(26.8%)와 안 후보(25.4%)를 모두 앞섰다. 2012년 대선 당시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50대는 박근혜 후보에게 62.7%를 몰아주며 문 후보(37.4%)와의 격차를 벌이게 했다.
문 당선인은 이번 출구조사에서 기존 여론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20~40대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특히 30대에서 56.9% 지지율을 얻어 안 후보(18.0%)와 홍 후보(8.6%) 등을 크게 앞섰다. 문 당선인은 40대와 20대에서도 각각 52.4%, 47.6%를 획득했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보수 성향 후보의 강세가 여전했다. 60대는 홍준표 후보 지지율이 45.8%로 가장 높았다. 문 당선인(24.5%)과 안 후보(23.5%)가 뒤를 이었다. 70대 이상에서도 홍 후보는 50.9%로 과반을 넘었고 안 후보가 22.7%로 문 당선인(22.%)를 근소한 차로 앞섰다. 유승민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20대에서 각각 13.2%, 12.7%로 가장 강세를 보인 반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약세를 보였다. 두 후보가 연령대별로 비슷한 지지율 추이를 보이는 특징이 확인됐다.
1, 2위 후보자간 득표 차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출구조사 결과에선 문 당선인과 홍 후보간 표차는 592만4,434표로 계산된다. 문 당선인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맞붙어 108만496표(3.6%포인트) 차로 패한 바 있다.
지금까지는 1, 2위간 최대 득표 차는 2007년 치러진 17대 대선의 531만7,708표다.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1,149만2,389표(48.7%),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617만4,681표(26.1%)를 각각 얻었다. 가장 박빙이었던 대선은 1997년 15대 대선으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1,032만6,275표(40.3%)를 얻어 993만5,718표(38.7%)를 얻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39만557표, 1.6%포인트의 간발의 차이로 꺾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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