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비용을 부담시키겠다’ 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이를 부정하는 듯 한국 측에 해명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공개석상에서 질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의 칼럼니스트 엘리 레이크는 ‘워싱턴은 맥매스터 장군을 좋아하지만 트럼프는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가 맥매스터에게 환멸을 느끼며 그의 기용을 후회하고 있다”고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조너선 청 기자가 지난달 30일 맥매스터 보좌관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통화 내용을 쓴 기사를 접하고 격분했다. 기사는 통화 후 김 실장이 공식브리핑을 통해 “한국이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사드 체계의 전개 및 운영ㆍ유지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기존 한미간 합의를 재확인했다는 내용이었다. 결론적으로 맥매스터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부정하는 듯한 내용이다. 이 기사가 나가기 사흘 전인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 비용을 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 사드는 10억달러(약 1조1,359억원)짜리 시스템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기사 때문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맥매스터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노력을 폄하했다고 고함을 질렀다. .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선 기존 입장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내가 말한 것은 어떤 재협상이 있기 전까진 협상이 유효하다는 것”이라며 김 실장과의 기존 협의 내용을 재확인하면서도 “내가 싫어하는 것은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 전반적 정책을 과소평가한다”고 맥매스터 보좌관을 질책했다고도 전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지난 2월 임명 당시 공화ㆍ민주당 양측에서 환영받은 합리적인 인사이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의 눈밖에 났다는 지적이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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