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서울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주기를 맞아 이번 주부터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1주기 추모 문화제부터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강연, 여성혐오 현상 1년을 되돌아보는 강연, 각자 개개인이 느끼는 여성혐오 현상을 되돌아보는 집담회, 더 나아가 여러 여성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축제까지 다양한 방식의 행사들을 정리했다.
정치에 관심있는 페미니스트라면
청와대 입성 이전부터 문재인 대통령은 성(性) 평등을 실현하겠다며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자처했다. ‘여성장관 비율 30% 수준에서 시작해 남녀동수내각을 이루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을 지내고 이번 선거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성평등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던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가 초대 인사수석에 발탁된 것도 ‘성평등 내각’의 의지가 드러난 인사란 평가다.
이 가운데 정치에 관심 있는 페미니스트라면 들어 볼만한 워크숍이 한국여성연구원 주최로 12일 오후 2시부터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포스트-'강남역'주체, 페미니스트 정치를 사유하다'라는 주제로 열릴 이 워크숍에선 자신을 새로운 정치적 주체로 정의하는 여성들의 이야기와 향후 마주하게 될 질문들을 풀어낼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각도로 살펴보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년’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집담회와 세미나도 열린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계기로 결성된 모임 ‘강남역10번출구’는 13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서울시 여성플라자 성평등도서관에서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1주기 집담회’를 연다. 이번 집담회에서는 1년전 강남역 10번출구에서 이뤄졌던 포스트잇 등 추모운동의 의미와 함께 이 사건 이후 젠더폭력에 대응하는 운동을 함께 짚어볼 예정이다. (참가신청 ☞ https://goo.gl/S5E0sl )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는 ‘묻지마 범죄’로 바라봤던 당시 많은 언론과 수사ㆍ사법기관의 시각을 비판하는 세미나도 열린다. 페미당당 주최로 14일 일요일 오후 6시에 열리는 ‘묻지마 범죄를 묻다’ 세미나에선 ‘여성 혐오가 원인이다’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한국사회에서 가진 의미를 범죄학적 관점에서 찾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2014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묻지마 범죄자 특성 이해 및 대응방안 연구'의 저자인 김민정 연구원이 강연자로 나선다. (참가신청 ☞ https://goo.gl/HqvUCk )
다양한 여성 아티스트들이 출동하는 축제를 즐기고 싶다면
집담회, 강연과 같은 무거운 행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서울시 마포구의 문화예술 플랫폼인 탈영역 우정국에서는 페미니즘 페스티벌 ‘페밋’이 개최된다. 탈영역 우정국, 텀블벅, 핀치가 주최하고 소문자에프가 주관하는 ‘페밋’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페미니즘의 새로운 흐름과 함께하는 페미니스트 창작자 및 소비자들이 한 데에서 만나고 교류하기 위한 페스티벌로, 참여형 부스와 페미니스트 뮤지션들의 공연, ‘핀치 라운드 토크’와 미니워크샵 ‘페밋-테이블'을 비롯해 ‘아주 친절한 (페미니즘) 연극’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 ☞ https://goo.gl/QvCXw6 )
성소수자와 연대하고픈 전국의 페미니스트라면
서울뿐만 아닌 전국에서도 관련 강연은 이어진다. 강남역10번출구와 대구여성주의그룹나쁜페미니스트, 부산페미네트워크, 불꽃페미액션, 전주여성주의독서모임리본이 공동 주최하는 '퀴어x페미니즘 횡단하는 페미니스트들'은 전국 페미니즘 강연으로 서울(19일)과 대구(24일), 부산(28일), 전주(28일)에서 개최된다. '차이와 억압을 넘어 교차의 순간을 만들어낸다'는 취지로 이어지는 이번 강연은 퀴어이슈와 페미니즘 이슈의 분리가 아닌 공감과 연대의 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참가신청 ☞ https://goo.gl/dGPLUR )
서울, 대구, 부산에서 열리는 ‘강남역 여성살해 1주기’ 추모 문화제
범페미네트워크가 주관하고 15개 정치ㆍ사회단체가 공동주최하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주기 추모 문화제는 서울(17일)과 대구(17일, 21일), 부산(17일)에서 동시에 벌어진다. 이번 추모문화제의 슬로건은 ‘우리의 두려움은 용기가 되어 돌아왔다’이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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