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입성 가능성…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듯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12일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입장을 시 한 편으로 시사했다. 자신이 쓰일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당연히 대통령을 돕겠지만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양 전 비서관은 12일 거취에 대한 질문에 정양 시인의 ‘더 낮은 곳으로’라는 시를 문자 메시지로 보냈다. 양 전 비서관은 주변에 “이번에 청와대에 들어간다고 해도 참여정부 때 맡았던 직급 이상을 맡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양 비서관이 청와대의 인사와 예산을 담당하는 요직인 총무비서관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돌았지만 전날 경제 관료 출신의 이정도 비서관이 임명됐다.
양 전 비서관과 가까운 인사들은 “당연히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을 보좌해야 한다”면서 “다만 어떤 자리가 적임일지를 두고 논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청와대 주변에서도 양 전 비서관이 입성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다음은 양 전 비서관이 전한 시 전문.
<더 낮은 곳으로> 정 양
어찌 보면 물길이
하늘로 치솟는 것 같은
흘러간 물길이
되돌아올 것도 같은
아무리 둘러봐도
아늑한 이 광야에
흘러야 할 높낮이가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이 세상에는 흘러야 할
낮은 데가 끝끝내 있다고
낮은 데마다 보아란 듯이
젖은 황사를 채우면서
하늘도 구름도 다 등지고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누런 손자락으로
이 세상을 더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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