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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취업준비에 바쁘지만 유기동물 외면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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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취업준비에 바쁘지만 유기동물 외면할 수 없어요”

입력
2017.05.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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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학 내 유기동물 봉사 동아리에도 회원이 몰리고 있다. 서울대 꼬리 페이스북
최근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학 내 유기동물 봉사 동아리에도 회원이 몰리고 있다. 서울대 꼬리 페이스북

학점관리와 취업준비로 대학 내 동아리 모임들이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는데 유독 가입부터 경쟁이 치열한 모임들이 있다. 각 대학 내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동물 관련 동아리 들이다. 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늘면서 대학 내에서도 2,3년 전부터 유기동물과 길고양이 등을 돕기 위한 모임들이 생겨났는데 이들은 올 들어 더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건국대학교 유기동물 봉사 동아리 '쿠니멀'을 이끄는 이현지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유기동물의 열악한 삶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 동아리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생긴 쿠니멀은 지난 3월 지원자가 몰리면서 기존엔 없던 서류 전형을 만들어 신입회원을 뽑았다. 동물에 대한 애정과 앞으로의 활동 포부 등이 선발 기준이었다. 이들은 주말마다 인천 유기견 보호소 '아지네마을'에 모여 청소와 배식, 산책 봉사를 한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유기묘 보호 활동에도 열심이다. 쿠니멀 페이스북 페이지의 '길냥이와 함께 살기' 캠페인은 건국대 학생들이 캠퍼스 내 길고양이의 이름을 짓거나 사진을 찍어 제보하면 사은품을 주는 방식이다. 이 씨는 "캠퍼스 내 길고양이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하기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유기동물 봉사 동아리에선 정기적으로 유기동물 보호소를 찾아 청소와 배식을 하고 동물들을 산책시킨다. 건국대 쿠니멀 페이스북
유기동물 봉사 동아리에선 정기적으로 유기동물 보호소를 찾아 청소와 배식을 하고 동물들을 산책시킨다. 건국대 쿠니멀 페이스북

서울대 유기동물 봉사 동아리 꼬리는 지난 해 3월 설립된 이후로 매 학기 평균 60명씩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현재 70명이 활동 중이다. 꼬리 역시 매주 각각 김포와 인천에 있는 아지네마을을 찾아 봉사한다. 지난 해에는 서울대 수의대 동아리 '팔라스'와 협업해 아지네마을 동물들의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기도 했다.

꼬리는 매 학기 열리는 학교 축제에서 직접 만든 팔찌와 가방 등을 판매하는 부스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익금 전액을 아지네마을에 전액 기부해왔는데 곧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수익금도 기부할 예정이다. 꼬리의 공동 회장인 김나현 씨는 "철거명령이 떨어진 아지네마을의 이사 비용이 부족하다"며 "이를 알리기 위해 온라인 홍보활동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바인은 설립 51주년을 맞은 장애아동 봉사 동아리지만 올해부터 유기동물 봉사를 시작하면서 기존 20명의 회원이 50명으로 늘었다. 바인 회장 이희돈 씨는 "신입회원 중 대다수가 유기동물 봉사에 관심을 갖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바인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동물단체 케어가 운영하는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소재 '땡큐유기견보호센터'를 찾아 유기견을 산책시키고 시설을 청소한다.

회원들이 동물 관련 동아리를 찾는 이유는 동물과 정기적으로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며 봉사활동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동물들을 돕기 위해 참여하고 있지만 오히려 위로와 격려를 받기도 한다. 꼬리의 박수현 씨는 "유기견들이 가만히 다가와 곁에 앉거나 쓰다듬어달라고 할 때는 묘한 감동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쿠니멀을 이끄는 이현지씨도 “보호소에서 밥을 잘 먹지도 않을 정도로 예민했던 한 유기견이 7주째 손을 내밀자 곁으로 왔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며 “고맙고, 기특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기로 마음먹게 됐다”고 전했다.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한 유기동물들은 유독 동아리 학생들에겐 서서히 마음을 열어줬다. 건국대 쿠니멀 페이스북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한 유기동물들은 유독 동아리 학생들에겐 서서히 마음을 열어줬다. 건국대 쿠니멀 페이스북

이들의 공통된 바람은 유기동물에 쏠린 우리 사회의 관심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것이다. 이들은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은 반갑지만 유기동물에 대한 문제의식이 겉핥기 수준에 머무르지 않았으면 한다"며 “반려동물을 사지 않고 입양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유기견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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