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총선서 공화당과 연정 포석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새 정부 총리로 에두아르 필리프(47) 공화당 의원을 지명했다. 필리프 신임 프랑스 총리는 중도우파인 공화당 의원으로 프랑스 서북부 센마리팀아브르 시장을 겸직하고 있다.
엘리제궁은 15일 오후 알렉시스 콜러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총리 지명자를 발표했다. 콜러 실장은 필리프 의원을 지명한다는 사실만 간략히 발표하고 지명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필리프 신임 총리는 노동 유연화와 기업규제 완화 등 마크롱 대통령과 경제 정책에 있어 의견이 비슷한 것으로 평가된다. 마크롱과는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과 국립행정학교(ENA) 동문이다. 필리프 총리는 공화당 내 온건중도 계파의 수장인 알랭 쥐페 전 총리의 측근이다. 올 대선에서는 공화당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캠프에 들어갔으나 피용이 세비횡령 스캔들과 관련해 '수사가 시작되면 후보를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번복하자 지난 3월 캠프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야당인 공화당 정치인을 총리로 지명한 것은 다음달 11일과 18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자신이 창당한 중도신당 '라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에 공화당 의원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총선 이후 공화당과의 연정을 염두에 둔 인사로도 풀이된다. 공화당의 쥐페 계파는 합리적 온건우파로 평가되며 사르코지 전 대통령 계파와 함께 공화당 내 최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총선에서 마크롱 신당이 과반에 못미치는 제1당이 되고, 근소한 차이로 공화당이 제2당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는 대통령제에 의원내각제적 요소를 혼합한 이원집정부제 국가로 일반적으로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 등 외치를, 총리는 경제 등 내치를 맡는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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