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무기계약직 300여명
연내 전원 정규직 전환
IBK 기업도 3000여명 검토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시대’ 정책에 민간 은행권도 속속 보조를 맞추고 있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첫 신호탄을 쏜 데 이어,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도 비정규직 3,000여명의 정규직 전환을 검토 중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올해 안에 무기 계약직 300여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박 행장은 전날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무기계약직인 창구 전담직원(텔러)과 일반사무 전담직원 300여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앞서 노조가 임금단체협상 과정에서 요구한 것을 박 행장이 대승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씨티은행은 그간 정규직 채용 인원의 20% 안팎을 비정규직에 할애해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기계약직 전원을 일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해당 무기계약직 직원들은 올 해 안에 정규직 5급으로 전환된다.
이번 결정으로 씨티은행 내 직원 대부분은 정규직이 된다. 기간제 인력은 변호사, 세무사 등 전문직으로 3월말 기준 157명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호봉에 따른 연공서열 임금 구조와 씨티은행만 유지하고 있는 퇴직금누진제도 등으로 인건비가 증가하겠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 다른 시중은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현재 비정규직이 3,000여명에 달하는 IBK기업은행이 거론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노사 합의로 ‘정규직 전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는데, 지금은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단계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TF에서 검토는 하고 있지만 언제 어떤 규모로 전환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은행이 인건비 등을 포함한 예산ㆍ인력을 정부로부터 통제 받는 국책은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문재인 정부의 금융당국이 이른 시일 내에 정규직 전환을 허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현재 기간제 계약직인 사무전담직원 100여명을 둔 신한은행은 올해 사무전담직원 채용 시 기간제 형태가 아닌 정규직 형태로 채용해 향후 기간제 논란을 아예 없앨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만 “기간제 사무전담직원의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해왔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상당수 시중은행들은 이미 대규모 정규직 전환 작업을 마친 상태다. 현재 남아 있는 무기계약직은 변호사, 세무사 같은 고임금 전문계약직이 대부분이다.
이대혁 기자 selel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