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동ㆍ서울역 광장 ‘축제 분위기’ 물씬
주말 내내 ‘거북이 마라톤’ 등 행사 풍성
국내 첫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이 20일 오전 10시 정식 개장했다.
1970년 차량길로 준공돼 2017년 17개의 보행길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서울로 7017은 2015년 12월13일 공사가 첫 삽을 뜬 이후 525일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시민들은 개장시간 전부터 서울로 7017로 통하는 통로 앞에서 들뜬 표정으로 줄을 서서 기다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정오까지 누적방문객수는 1만 2,200명에 이른다.
만리동·퇴계로·회현역 등 17개 방향 연결로로 진입한 시민들은 높이 17m, 길이 1,024m에 달하는 서울로 7017을 대부분 둘러보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투명한 유리 재질로 된 안전 펜스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17m 높이를 실감케 할 만큼 아찔해 보였다.
서울역 인근 철길 부분에는 유리 펜스 위쪽으로 철조망을 설치해 안전해 보였지만, 상당한 구간에는 어른 어깨높이의 유리 펜스뿐이어서 자칫 추락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의 목소리도 들렸다. 이 때문에 '서울로 보안요원' 마크를 단 직원과 시민자원봉사단이 곳곳에서 안전 관리를 하고 있다.
중간중간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해 마감 작업이 한창인 모습도 보였다. 시민과 약속한 날에 개장했지만, 완벽한 모습을 갖추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그늘이 없어 한여름 강한 햇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전면 개방을 시작으로 주말 내내 서울역 고가를 비롯한 만리동 광장, 서울역 광장 등 일대에서 다채로운 서울로 7017 개장기념 행사가 열린다.
우선 고가 상부에 있는 장미마당과 목련마당에서 통기타, 전자바이올린, 해금 등 다양한 장르의 버스킹 공연이 진행된다. 대우재단빌딩 연결로에서는 '서울로, 사람길을 걷다'라는 주제로 패션쇼가 진행된다.
오후 3시에 열리는 1부 행사에는 만리동 등 지역 봉제업체들과 에트리카, 딜럽, 오르그닷 등 패션업체가 참여한다. 2부 행사는 오후 7시로 휴식과 자연, 청년 등을 테마로 한다. 뽀로로와 로보카폴리 등 국내를 대표하는 14개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함께 서울로 7017을 걷는 퍼레이드도 마련된다.
서울역 광장에선 플라워 페스티벌이 열린다.
공식 개장식을 30분 앞둔 오후 7시30분에는 고가 상부와 만리동 광장에서 각각 식전행사가 열린다. 특히 상부에서는 서울로 7017만의 독특한 야경을 책임질 1000여개의 조명 점등식이 열린다.
깊은 청색 조명이 바닥을 비춰 은하수를 연출하고, 백색 조명이 반짝이는 별을 표현해 서울로 7017의 설계자이자 세계적 건축가인 비니마스가 제안한 '짙푸른 은하수'를 재현한다.
공식 개장식은 오후 8시 만리동 광장에서 서울시 홍보대사 박수홍의 사회로 진행된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비니마스 등의 축사와 함께 서울로 7017 시민합창단의 축하공연이 마련된다.
개장 이틀째인 21일은 오전 8시30분 보행중심도시 서울의 구심점으로서 서울로 7017의 실효성을 입증하게 될 첫 공식행사인 거북이마라톤이 열린다. 남산공원 백범광장을 출발해 서울로 7017과 만리동광장까지 걸은 후 남산공원 백범광장으로 돌아오는 3.5㎞ 코스다.
이날 오후 1시부터 만리동광장에서는 서울드럼페스티벌 시민경연이 진행된다. 온라인 예선을 통과한 30개팀이 연주하며 현장에서 대상과 인기상 등 최종 수상자가 결정된다. 오후 6시부터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서울시무용단도 공연도 볼 수 있다.
한편 서울로 7017의 17개 보행길은 퇴계로, 남대문시장, 회현동, 숭례문, 한양도성, 대우재단빌딩, 호텔마누, 세종대로, 지하철, 버스환승센터, 서울역광장, 공항터미널, 청파동, 만리동, 손기정공원, 중림동, 서소문공원 등으로 연결된다.
한국일보 웹뉴스팀ㆍ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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