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수학을 찾아서 1ㆍ3권
박영훈 지음ㆍ가갸날 발행
각권 150, 172쪽ㆍ각권 9,800원
슬프지만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는 수학의 상징이다. 고도로 추상화된 작업이 지닌 원죄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고도의 추상성 때문에 일반인은 범접할 수 있는 귀족적 정신 그 자체로 찬양 받기도 한다. 이게 한걸음 더 나가면 ‘아무도 모르는 이 세상의 비밀을 내가 캐내고 수호한다’는 신비주의로 빠지기도 한다. ‘피타고라스 신비주의’란 그 경고음이다. 그런데 왜 ‘피타고라스 신비주의’인가. ‘잃어버린 수학을 찾아서’ 3권 ‘피타고라스 학파의 집단살인’은 피타고라스 학파가 무리수를 발견한 히파수스를 배신자로 규정하고 산채로 물에 빠뜨려 죽이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잃어버린 수학을 찾아서’는 공식 암기와 문제풀이 테크닉만 남은, 그래서 수학에서 사라져버린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시리즈다. 수학과 수학교육과정을 오래 연구해온 저자의 힘이 빛난다. 일단 1ㆍ3권이 나왔고 내년 상반기까지 전 10권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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