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21)씨가 ‘송환 불복’ 소송을 접고 귀국을 결심한 것은 덴마크에서 더 버텨봐야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올 3월 덴마크 검찰의 국내 송환 결정에 맞선 소송의 항소심에서도 1심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덴마크에서 구금 기간이 늘어지는 점도 부담이 됐을 수밖에 없다. 그는 올 1월 1일 체포된 뒤 144일간 구금된 상태에서 24일 송환 거부 2심 소송을 철회했다. 정씨가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비리 사건 등으로 기소돼 우리 법원에서 형사 처벌을 받는다면 현지 구금 기간은 형량에 포함되지 않는다. 시간을 끌어봐야 득 될 게 없다는 얘기다.
정씨에게 특혜를 준 이화여대 교수들 사건의 결심 공판이 열리는 등 ‘끝물’ 단계에 접어든 점도 고려됐다. 최순실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화여대 학사비리 쪽은 재판 막바지로 사건 윤곽이 대략 드러나서 유라가 더 이상 덴마크에 머물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정세도 안정됐는데 계속 (덴마크에) 머물면 정치권에서 또 얼마나 (정유라를) 물고 늘어지겠냐”며 “여러 사정이 감안됐다”고 덧붙였다. 정권 교체가 된 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고인 처지가 된 상황도 정씨 판단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법무부 등은 신속 송환 의지를 밝히고, 현지에 정씨 신병 인수팀을 보내 국적기에 태워 정씨를 국내로 데려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제3국을 거쳐 30일 안에 송환된다. 검찰은 정씨가 귀국하면 곧장 체포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수순을 밟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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