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절대 죽지 않는다. 우리는 절대 죽지 않는다(We'll never die. We'll never die.)” 25일(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프렌즈 아레나에서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관중석에서 노래가 터져 나왔다. ‘We'll never die.’ 1958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선수 8명을 포함해 23명의 사상자를 낸 ‘뮌헨 참사’를 기리는 노래다. 이 추모곡은 반세기를 지나 맨체스터 도시 전체를 위로하는 관중들의 하모니로 이어졌다.
이틀 전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벌어진 최악의 테러 사건으로 경기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아약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 전원은 추모를 상징하는 검정 완장을 차고 경기장에 나섰다. 시작 전 선수들은 중앙선 부근에 모여 1분간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가졌다. 경기 후 조제 모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가능하다면 희생자들의 목숨과 우승을 바꿀 수 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된 안데르 에레라도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테러 희생자들에게 바친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구단 사상 첫 유로파리그 우승이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우승 퍼레이드를 취소했다. 대신 우승 후 구단 SNS를 통해 ‘맨체스터를 위한 우승’이라는 메시지로 시민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앞서 2016~17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우승을 차지한 첼시도 “이런 상황에서 우승 퍼레이드를 펼치는 건 부적절하다”며 우승 행사 취소를 밝혔다. 첼시는 오는 28일 열리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결승 아스날과의 경기에서도 검은 완장을 차고 희생자와 부상자를 위로할 계획이다.
맨체스터를 연고로 한 라이벌 팀도 테러 앞에서는 하나가 됐다. 맨체스터 시티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A CITY UNITIED’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CITY는 맨시티를 상징하는 하늘색으로, UNITED는 맨유를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구성됐다. 라이벌 팀이지만 테러 앞에서는 하나로 맨체스터 도시 전체가 뭉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선수들은 속속 추모의 메시지를 전하며 도시에 위로를 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 주장 데이비드 베컴은 “맨유의 우승이 작은 행복을 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결승골을 넣은 폴 포그바는 “우리는 잉글랜드를 위해 뛰었고, 맨체스터를 위해 뛰었다. 그리고 희생자들을 위해 뛰었다”면서 “맨체스터에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후안 마타도는 우승컵을 들고 있는 사진을 SNS에 올린 뒤 “이 트로피는 맨체스터, 당신을 위한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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