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한국 땅을 밟는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무주를 비롯해 전주, 서울에서 총 4차례 공연을 벌인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이달 말 무주에서 열리는 2017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초청한 국제태권도연맹(ITF) 태권도시범단의 방한 명단과 공연 일정이 확정됐다고 5일 밝혔다. WTF는 한국, ITF는 북한 주도로 발전해온 태권도 종목의 국제경기단체다. 2년마다 열리는 WTF 세계선수권대회는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무주 태권도원에서 개최된다.
이번에 방한하는 ITF 시범단은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ITF 명예총재, 리용선 ITF 총재, 황호영 ITF 수석부총재를 비롯해 렁와이멩(덴마크), 마리오 보그다노프(불가리아) ITF 부총재, 마이클 프리웻(영국) ITF 유럽회장, 최형철 ITF 재정위원회 부위원장, 조지 비탈리(미국) ITF 대변인 등 임원 8명과 박영칠 ITF 태권도 단장, 송남호 감독 등 36명이다. 이 중 북한 국적은 32명이다. 이들은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김포공항으로 입국해 7월 1일 인천에서 출국할 예정이다.
ITF 태권도시범단은 우선 24일 오후 4시부터 열리는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시범을 펼치고 WTF 태권도시범단과 합동 공연도 할 예정이다. 이어 WTF와 ITF 태권도시범단은 26일과 28일에는 각각 전주와 서울에서도 시범을 보인 후 무주로 돌아와 30일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폐회식에서 다시 합동 시범공연을 펼친다. 전주와 서울의 시범공연 장소는 협의 중이다. ITF 시범단이 한국에서 열리는 WTF 주관 행사에서 시범공연을 하는 것은 처음이며 한국에 오는 건 2007년 4월 이후 10년 여만이다. 당시 장웅 ITF 총재 등 북한 태권도시범단과 관계자 48명이 서해 직항로를 통해 김포공항으로 입국, 3박 4일간 머물면서 춘천과 서울에서 시범공연을 했다.
WTF와 ITF는 2014년 8월 유스올림픽이 열린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호 인정과 존중,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을 약속한 합의의정서를 채택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15년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WTF와 ITF 태권도시범단이 사상 처음 합동 시범공연을 했다. 이후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가 조정원 WTF 총재가 지난달 3일 스위스 로잔에서 리용선 ITF 총재와 장웅 IOC 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적극적인 재추진 의지를 보여 합의를 이끌어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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