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폭행하다 현장에서 체포된 40대 남성이 경찰의 집요한 추궁 끝에 히로뽕 투약 사실을 털어놨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광진구 한 모텔에서 히로뽕 0.03g을 투약하고, 아내를 폭행한 혐의(향정신성의약품위반 및 가정폭력)로 김모(43)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일 오전 5시40분쯤 모텔에서 말다툼 중, 주먹으로 아내 A씨 얼굴을 수 차례 폭행하고 양손으로 목을 졸랐다. A씨 신고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모텔에서 약 50m 떨어진 곳에서 택시를 타고 달아나려던 김씨를 가정폭력 혐의로 현행범 체포할 수 있었다.
체포 후 조사 과정에서 김씨는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횡설수설하고, 초점도 흐릿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체포 당시 김씨가 가지고 있던 쇼핑백이 보이지 않는 것을 알아채고, 쇼핑백 행방을 추궁했다. 김씨는 “모텔 주인에게 맡겨 놨다”고 했지만 사실은 현장에 버려져 있었다. 경찰이 뒤늦게 회수한 쇼핑백 안에서는 1회용 주사기 2개가 발견됐다. “당뇨가 있어 가지고 다니는 인슐린 주사기”라고 해명하던 김씨는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히로뽕 0.03g을 투약하고 이틀 동안 잠을 자지 않았다”고 자백했다.
김씨가 1년 전에도 히로뽕 투약으로 적발돼 징역 1년을 살고 최근 출소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중독자일 가능성이 높아, 히로뽕을 입수한 경로를 추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