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와 한화가 맞붙은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SK 내야수 나주환(33)이 포수 마스크를 쓰고, 투수 전유수(31)가 1루수 미트를 꼈다. 야수 엔트리를 모두 쓴 SK가 8회초 수비 때 포수 이홍구의 부상으로 선택한 고육지책이었다.
나주환은 두산 소속이던 2005년 5월1일 인천 SK전 이후 4,427일 만에 포수로 안방을 지켰으며, 전유수는 야수로 처음 뛰었다. 이들의 깜짝 변신은 대성공이었다. 이날 생일을 맞은 나주환은 안정된 포구로 구원투수 김주한의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합작하며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특히 5-3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8회초 2사 1ㆍ3루 위기에서 김주한의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안정적으로 잡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전유수는 9회초에 한화 선두 타자 강경학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처리하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SK가 좌충우돌 끝에 한화를 6-3으로 꺾고 전날 역전패를 설욕했다. 양 팀은 경기 초반 홈런으로 1점씩 주고받았다. 먼저 한화가 1회초에 1번 정근우의 선두 타자 솔로포로 점수를 냈다. 정근우는 이 홈런으로 개인 통산 100홈런을 달성했다. SK는 곧바로 1회말 공격에서 3번 최정의 시즌 20호 1점 홈런으로 균형을 맞췄다.
1-1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한화가 7회초에 송광민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앞서갔다. 그러자 SK는 7회말 내야안타 2개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든 뒤 대타 김동엽의 2루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2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1사 1ㆍ3루 기회에서는 대타 김성현이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폭투로 1점을 보태 5-2로 달아났다. 한화는 8회초 2사 2루에서 대타 장민석의 안타로 1점을 따라붙었지만 SK는 8회말 노수광의 솔로포로 승기를 굳혔다.
잠실에서는 LG 데이비드 허프가 두산 더스틴 니퍼트와 첫 에이스 맞대결에서 웃었다. 허프는 8이닝 동안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내줬으나 삼진 5개를 곁들여 1점으로 막고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니퍼트는 극심한 제구 난조 속에 6피안타(1피홈런) 7볼넷 4실점 으로 무너졌다. 니퍼트의 7볼넷은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포항에서는 kt가 삼성을 7-5로 누르고 7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부산에서는 KIA가 롯데를 6-3으로 따돌렸다. KIA 선발 헥터 노에시는 7이닝을 6피안타 3실점으로 막고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고척에서는 넥센이 NC를 8-4로 제압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