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남기씨의 딸 백도라지(35)씨는 15일 서울대병원이 고인의 사망진단서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한 것에 대해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이라도 고쳐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서울대병원이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조치를 내린 점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이 정권교체에 따른 눈치보기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1월부터 의료윤리위원회를 연 것을 생각해보면 그런 의심은 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유족들은 고인의 사인이 ‘병사’로 굳어질까 걱정돼 사망 8개월 후인 지금까지 사망신고조차 못한 상황이다. 백씨는 “언제 결론이 날지 알 수 없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이제 결론이 났으니 사망신고도 곧 하려 한다”고 했다.
백씨는 또 “사람을 죽인 것과 사망진단서를 잘못 쓴 것 중 누가 더 큰 잘못이냐”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그나마 자정능력을 보여준 의료계와 달리 경찰은 전혀 반성하는 모습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경찰이 ‘인권 보호’를 표방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권 바뀌니 코드 맞추려는 게 우습다”며 “참수리차(경찰이 살수차에 붙인 이름) 운운하는 경찰이 인권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경찰은 아직도 멀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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