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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하마된 포항 하수재이용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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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하마된 포항 하수재이용시설

입력
2017.06.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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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인 농축수 처리 문제로 수년 간 골머리

500억 들여 기존 하수처리장 증설 추진하자

포항시의회 “포스코가 쓰는 물 왜 포항시민이 부담하나” 반발

경북 포항시 남구 상도동에 위치한 하수처리수재이용센터(하수재이용시설) 전경. 하루 13만2,000톤의 하수를 걸러 포스코 포항제철소 등이 이용하고 있으나 정수 과정 후 발생하는 폐수의 처리 비용을 포항시가 혈세로 부담, 말썽이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포항시 남구 상도동에 위치한 하수처리수재이용센터(하수재이용시설) 전경. 하루 13만2,000톤의 하수를 걸러 포스코 포항제철소 등이 이용하고 있으나 정수 과정 후 발생하는 폐수의 처리 비용을 포항시가 혈세로 부담, 말썽이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하수를 정화해 공업용수로 다시 쓰는 경북 포항 하수재이용시설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포항시의회가 하수재이용시설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폐수 처리 비용을 포항시민의 혈세로 부담하는데 이의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부터 열리고 있는 포항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486억원이 소요되는 포항시의 하수처리장 생물반응조 개선 사업이 뜨거운 감자다. 포항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는 “하수처리장에 추가되는 생물반응조 설비시설이 시민들의 생활 하수가 아니라 포스코 등 포항공단 내 기업들이 사용하는 하수재이용시설의 폐수 때문”이라며 “혈세로 증설하는 것은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포항 하수재이용시설은 2014년 8월 국비 756억원, 도비 31억원과 시비 53억원, 민자 560억원 등 1,400억원이 투입돼 포항 남구 상도동 하수처리장 옆에 들어섰다. 포항하수처리장에서 하루 13만2,000톤의 하수를 받아 10만톤을 걸러 공업용수로 내보낸다. 정화된 물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8만여 톤을 쓰고, 나머지를 동국산업 등 포항철강공단 내 업체가 사용한다. 이는 포항시민의 절반인 22만명이 하루 쓸 수 있는 양으로, 가뭄 등 물 부족이 지속되면서 대안으로 크게 주목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수 처리 후 발생하는 하루 3만2,000톤의 농축수가 말썽을 빚고 있다. 이중 9,000톤은 자체 처리되지만 2만3,000톤은 다시 포항시 하수처리장으로 유입, 하수를 한 번 거른 뒤 나온 고농도 폐수여서 하수처리장에 과부하가 발생되고 있다.

하수재이용시설 가동 후 포항시 하수처리장에서 형산강으로 방류되는 하수의 총질소(T-N)가 수질기준(20㎎/L)을 초과, 대구지방환경청으로부터 과태료 부과와 시정명령을 받았다. 2015년 1ㆍ2월에는 14일간 초과 발생했고 지난해 1ㆍ2월에는 11일이나 기준을 넘어섰다.

하수재이용시설 때문에 하수처리장 증설이 논의되자 농축수 처리 비용을 포항시가 부담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포항시는 하루 2만3,000톤의 농축수 처리 비용으로 250만원 정도의 혈세를 내고 있다. 하수재이용시설 건설 당시 20년 간 농축수 처리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포항시의회는 포항시가 하수재이용시설의 용수 원가를 줄여 사업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농축수 처리비용을 떠맡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하수재이용수는 톤 당 460원으로, 수자원공사에서 공업용수를 바로 구입할 때 톤 당 520원보다 60원 정도 싸다. 하지만 톤 당 106.52원에 달하는 농축수 처리비용을 합하면 반대로 40원 이상 비싸진다.

박경열 포항시의원은 “포스코와 일반 업체들이 쓰는 하수재이용시설의 농축수를 포항시민들이 내는 것도 큰 문제인데 농축수 때문에 500억원이나 들여 하수처리장을 증설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하수재이용수를 사용하거나 운영하는 곳에서 비용을 부담하도록 협약을 다시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하수재이용시설이 아니라도 하수처리장의 생물반응조 설치 사업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하수재이용시설이 하수처리장 가동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꼭 이 때문에 생물반응조를 설치하는 것은 아니다”며 “농축수를 하수재이용시설 운영사에서 부담하면 물값이 비싸지기 때문에 협약 재논의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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