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사드 보복 철회도 요구
“北, 美 타격 ICBM 기술 곧 확보”
靑 “한미ㆍ한중 회담 의제 입장 표명”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더 큰 역할을 강조했다.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내달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한국 기업에 내려진 ‘모든 보복적 제재’ 철회를 요청할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믿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과는 없다”며 중국의 보다 큰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우방이자, 북한에 가장 많은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국가”라면서 “중국의 협조가 없다면 대북 제재는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한국 기업에 대한 경제 보복을 거론하고 “내달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에 대한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며 “그 문제는 서로 피할 수 없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치ㆍ군사적 이슈를 경제ㆍ문화 교류와 연계한다면, 한중 간 우호관계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드 배치가 경제 분야 등 한중 관계의 장애물로 작용해선 안 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을 향해서도 "북한이 '머지 않은 시기'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배치할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이슈를 계속 최우선 순위에 둔다면 한미가 북핵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내주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경각시키는 한편 해법 마련을 위한 양국 간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하거나 6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강한 제재가 부과돼야 한다"고 미국 정부와 동조하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을 향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달 말과 내달 열리는 한미,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수 있는 의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도 “만약 일본이 과거 역사를 되돌아보고 그러한 행동이 다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결심을 보여줄 수 있다면, 한국뿐 아니라 많은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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