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文 대통령 조전 전달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장례식이 22일(현지시간) 그의 고향에서 시민장으로 엄수됐다. 북한 정권의 학대로 숨진 20대 청년의 비극에 미 전역은 슬픔에 빠졌다.
웜비어의 장례식은 이날 오전 9시 모교인 오하이오주 와이오밍고교 강당에서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가량 거행됐다. 일반 시민도 함께한 장례식에는 전국 각지에서 추모객 수천명이 몰려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다. 자원봉사자들은 그가 영면할 오크힐 공동묘지까지 가는 길 곳곳을 파란색ㆍ흰색 리본으로 수놓아 추모 의미를 더했다.
참석자들은 웜비어를 따뜻한 품성을 지닌 청년으로 기억했다. 20년 지기 친구 크리스 콜튼은 USA투데이에 “웜비어는 내가 아는 가장 신중하고, 상냥하며 존경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웜비어를 데리고 귀환한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가족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조전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나 파월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등 미 정부 인사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웜비어가 끝내 숨지면서 미국의 대북 강경 여론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에드 로이스(공화당) 하원 외교위원장은 전날 북한 정권의 돈줄 죄기에 초점을 맞춘 대북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의 조속한 상원 처리를 촉구했다. 그는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를 압박할 제재 공간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역시 이날 미중 외교안보대화 직후 “법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북한) 정권에 좌절을 느끼고 있다”고 성토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웜비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북한에 자세한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 절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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