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회 1ㆍ2호 금 독식
남자 태권도 경량급의 강자 김태훈(23ㆍ수원시청)이 리우 올림픽 동메달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김태훈은 25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 T1경기장에서 열린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선수권대회 이틀째 남자 54㎏급 결승에서 아르민 하디푸르 세이갈라니(이란)를 10-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김태훈은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 2015년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이어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1973년 시작해 2년마다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는 미국의 스티븐 로페스가 사상 첫 5연패(2001, 2003, 2005, 2007, 2009년)를 달성한 바 있다. 한국 선수로는 정국현 현 WTF 집행위원의 4연패(1982, 1983, 1985, 1987년)가 최다 기록이다. 통산 3회 이상 우승자도 역대 11명에 불과하다.
김태훈은 전날 킷소 트루 몰라오디(보츠와나)와 64강전에서 15-2로 앞선 가운데 감점 10점을 받은 상대의 반칙패로 32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상대 감점으로 10점을 얻는 순간 반칙승이 선언된다. 김태훈은 이후 3경기 연속 20점수 차 이상의 완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금메달을 예약했다. 32강에서 마쓰이 류타(일본)를 29-3, 16강에서는 하산 하이더(영국)를 28-3, 8강에서 데니즈 다그델렌(터키)를 27-7로 완파했다. 2분 3라운드 경기에서 2라운드 종료 이후부터 20점 차 이상 나면 경기를 중단하고 점수 차 승리를 선언한다. 이날 4강에서는 비토 델라킬라(이탈리아)에게 16-0으로 앞선 상황에서 3라운드 30초 만에 반칙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김태훈은 우승 후 “금메달을 딴 순간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면서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여서 첫날엔 긴장도 되고 부담이 컸는데 많은 관중들의 응원으로 더 힘이 났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여자 46kg급 결승에서는 심재영(22ㆍ한국체대)이 티 킴 투엔 투루옹(베트남)을 18-9로 제압하고 대회 첫 번째 금메달이자 한국에 깜짝 첫 금을 선사했다. 첫 출전이었던 첼랴빈스크 대회에서는 16강에서 탈락한 이후 두 번째 도전 만의 쾌거다. 심재영은 전날 아나굴 사비르(카자흐스탄)와 32강전에서 16-2로 완승한 뒤 16강전에서 쉬나이윈(대만)을 6-4, 파디아 파르하니(터키)를 15-5로 꺾고 준결승에 오른 데 이어 이날 준결승에서는 안드레아 라미레스 바르가스(콜롬비아)를 19-6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김소희(23ㆍ한국가스공사)는 여자 49㎏급 8강에서 윈타오 원런(중국)과 골든 포인트제로 치르는 연장전까지 벌인 끝에 6-8로 패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남자 74㎏급에 출전한 김훈(25ㆍ삼성에스원)도 막심 크람트코프(러시아)에게 3라운드에서 5-27로 크게 뒤져 일찌감치 메달 꿈을 접어야 했다.
무주=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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