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후보자, 만취 상태 음주운전 전력 확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적발 당시 사건접수대장을 보이고 있다. 기록에는 송 후보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0.11%로 적혀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형사 입건될 정도의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런데도 송 후보자는 당시 징계 처분 없이 진급까지 해 은폐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27일 국방부에서 송 후보자가 1991년 3월 25일 음주운전으로 적발, 군에 이첩된 사건 접수 기록을 제출 받아 공개했다. 당시 진해경찰서가 경남 진해기지사령부 헌병전대에 적발 내용을 이첩한 내역이 기록된 사건접수부다. 이에 따르면, 송 후보자의 혐의는 ‘도로교통법 위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1%였다. 당시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앞서 김 의원은 26일 의원실 보좌진과 함께 직접 진해기지사령부 헌병전대에 내려가 사건접수부를 확인했으나, 국방부가 관련 자료 제출을 미루자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송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력을 공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오전에 기자회견을 연 뒤 국방부를 항의 방문하겠다고 하자, 이날 낮 사건 접수 기록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앞서 제기한 은폐 의혹도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했는데도, 적발 이후 조사나 징계 관련 기록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며 “조직적인 은폐와 기록 파기가 있었다는 여러 제보가 있었는데, 실제 자료가 없는 것으로 봐서는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적발 당시 송 후보자는 중령으로 해군작전사령부 작전 참모처 계획과장으로 재직하던 때였다. 음주운전 전력에도 같은 해 7월 송 후보자는 대령으로 진급했다.

김 의원은 “지금이라도 음주운전 은폐 의혹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철회와 송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7일 오후 청문회 장소인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 후보자 명패가 놓여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