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선 대국민 사과, 檢에선 오너 감싸기
檢, 개인비리 찾기 압박 카드로 돌파할 듯
정 전 회장 측, “저인망 식 수사 아직도”
‘가맹점 갑질 논란’을 일으킨 미스터 피자 정우현(69) 전 회장이 잘못을 인정하는 듯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검찰에 출두한 임직원들은 정 전 회장의 지시나 공모를 일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적인 ‘꼬리 자르기’ 시도라는 비판이 검찰 안팎에서 나온다.
2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이하 공조부)는 전날부터 이틀째 최병민 MP그룹 대표이사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 친인척이 관여한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에 비싸게 치즈를 공급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 등을 집중 추궁 했지만, 최 대표는 “내가 다 했다. 정 전 회장은 관련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로 일관했다. 앞서 정 전 회장은 지난 26일 “제 잘못으로 인해 실망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면서도 “오해의 소지를 불러올 수 있는 일체의 친인척을 철저히 배제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구매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공조부는 주초부터 부내 검사들을 대부분 투입해 최 대표 외에 MP그룹 임직원을 다수 소환 조사했지만, 이들은 가맹점 갑질 행태와 관련, 정 전 회장의 지시나 공모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임원들의 진술 패턴에 비춰 말 맞추기는 물론 자료 은폐 정황도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내부적으로는 “과거 대기업 비자금 수사 때 임원들이 오너를 보호하기 위해 지시, 공모를 막무가내 부인하던 상황과 비슷하다”는 말이 나온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을 출국금지 하면서 최근 발부 받은 계좌추적 압수수색 영장으로 MP그룹의 자금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며 정 전 회장 혐의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좌추적을 통해 개인비리 혐의를 입증하기 까지는 최소 한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편 정 전 회장 측은 “가맹점 갑질 논란과 관련해서는 공정위가 지난 8~9개월 조사했지만 소명을 대부분 납득하는 분위기였기에 여태 고발하지 않은 것”이라며 “개인 비리가 있었다면 3년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에서 이미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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