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도봉순’ 박형식 아버지 역할 한정국
부산경찰청, 감사장 수여
탤런트 한정국(64)씨가 시민과 함께 위험을 무릅쓰고 다리 아래 왕복 8차선 도로로 투신하려던 40대를 구조해 경찰의 감사장을 받았다.
개인일정으로 부산에 머물던 한씨는 5일 오후 9시 9분쯤 운동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도와달라”는 아주머니의 외침을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부산 사상구 괘법동 강변나들교 위에서 노숙자 A(49)씨가 곧 뛰어내리려는 듯 다리 난간 바깥에 몸을 기댄 채 서 있었다. 10m 높이의 다리 아래는 왕복 8차선 도로로 차량이 달리고 있었다.
한씨가 달려갔을 때는 이미 시민 신범석(31)씨가 A씨를 붙잡고 있었다. 한씨도 몸을 잡자 A씨가 커터칼을 빼 들어 위협적인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한 신씨는 무릎을 꿇고 “아들 같은 나를 봐서라도 제발 올라오라”고 했고, A씨가 주춤하던 찰나 커터칼을 빼앗았다고 한다.
한씨는 신씨의 행동에 대해 “연기자라도 그렇게 못했을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마침 행인들의 신고로 출동한 사상경찰서 감전지구대 문해근(33) 경장이 난간을 넘어 A씨의 허리춤을 잡아 올렸고, 안쪽에서 한씨와 신씨가 끌어당겨 극적으로 구조에 성공했다.
부산경찰청은 6일 오전 11시 10분 청사 접견실에서 한씨와 신씨, 문 경장이 참석한 가운데 A씨를 무사히 구조한 공로로 감사장을 수여했다.
한씨는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큰 일이었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며 “저는 보조 역할만 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1980년 TBC 23기로 연예계에 데뷔한 탤런트 한씨는 드라마 ‘연개소문’, ‘산넘어 남촌에는’, ‘복희누나’ ‘힘쎈 여자 도봉순‘ 등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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