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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미애에 막힌 국회...정국관리가 매번 이렇게 허술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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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미애에 막힌 국회...정국관리가 매번 이렇게 허술해서야

입력
2017.07.0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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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정부, 민주당이 어제 저녁 고위 당ㆍ정ㆍ청 회동을 가졌다고 한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 파문으로 국민의당마저 보수 야당의 국회 보이콧 대열에 합류, 국회가 다시 올스톱됐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 등 다자외교를 위해 출국하기 전 두 사안의 처리를 각별히 당부한 만큼 여권 지도부로서는 더더욱 경색된 국회상황이 당혹스러울 게다. 더구나 이런 파행국면이 누구보다 협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민주당 대표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촉발됐으니 누구를 탓할 처지도 아니다.

추 대표는 자신의 사과와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의당에 대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형사책임은 반드시 수사돼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받으며 재차 박지원ㆍ안철수 전 대표를 겨냥했다. '제보 조작' 스캔들은 민주주의 가치와 원칙에 관한 것이어서 그냥 덮거나 원내 현안과 연계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견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가 나서서 떠들 일이 아니다. 국민의당 진상조사단 발표가 꼬리 자르기에 그쳤다는 비판과 의혹이 있지만 딱히 당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이나 증거가 없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김대중 대통령 옆에서 정치를 배운 5선 여당 대표의 정치력이라면 설령 주변에서 그런 주문을 하더라도 되레 "검찰수사를 지켜보자"고 다독이는 게 맞았다.

보다 큰 문제는 추 대표의 튀는 언행이 매번 당 안팎의 갈등 요인이 되는데도 정국관리 차원에서 이를 견제하고 조정하는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에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당에는 대표와 원내대표가, 정부엔 국무총리가 있지만, 목표를 공유하고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일을 진행하려고 궁리하는 게 아니라 주도권을 탐하는 눈치다. 이른바 '찰떡궁합(great chemistry)'과는 거리가 멀다. 추 대표가 연이틀 '자기 정치'를 고집하며 국회를 막다른 곳으로 몰고 가는데도 모두 손 놓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80%를 넘나드는 지금은 여권의 컨트롤타워 부재나 아마추어 정치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국민 눈길이 대통령의 동선에 집중된 덕분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귀국해서 접할 국내 정치상황은 참으로 한심할 것이다. 국회의장의 직권으로 추경안은 예결위에 회부키로 했으나 야당의 보이콧으로 심의는 물론 본회의 처리도 요원하고, 국회 벽에 막힌 인사 문제도 첩첩산중이다. 그렇다면 강행뿐인데 ‘촛불정부’가 강행정부라는 오명을 얻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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