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점 멋대로ㆍ허위 기재
감사대상 교사 10여명으로 늘어
학교도 불법사항 속속 드러나
여고생 제자 수십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전북 부안여고 체육교사 박모(51)씨가 학생생활기록부와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확인됐다. 전북도교육청은 박씨가 일부 학생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수행평가 점수도 멋대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3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날 부안여고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에서 박씨가 지각을 전혀 하지 않은 한 학생의 생활기록부에 ‘지각을 자주 하는 학생’이라는 허위 사실을 기재하는 등 생활기록부를 멋대로 작성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자신이 맡은 체육 과목의 수행평가 점수도 배점 기준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박가 구속된 상태여서 허위 작성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해당 학교가 박씨를 포함한 전체 교사들의 지난해 수행평가 자료를 모두 폐기한 사실도 적발했다. 수행평가 자료는 최소 1년 이상 보관하도록 한 성적 관리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박씨를 포함해 성추행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3명의 교사 외에 7명의 교사가 학생들에 대한 폭언, 선물 요구, 금품수수 등을 한 사실도 파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추가로 적발된 교사들은 형사고발할 정도의 심각한 비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의 불법도 드러났다. 부안여고는 근거도 없이 수당 및 여비 3,300만원을 교사들에게 지급했다. 학교폭력과 성폭력 등에 대한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상담실과 상담교사가 없었음에도 교육청에 허위로 보고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현재 1학년생 25명의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로, 1학년 이외에 2ㆍ3학년 학생 20여명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하고 있어 피해학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은 다음달 말까지 이 학교와 법인에 대해 정밀 감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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