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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400시대… ‘블랙스완’ 경계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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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400시대… ‘블랙스완’ 경계론도

입력
2017.07.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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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3700억대 순매수

삼성전자 250만원대 올라

선진국 자산축소 땐 자금 유출

삼성전자 쏠림현상 심화 우려

코스피가 전날보다 17.72포인트(0.74%) 오른 2,409.49에 거래를 마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이 코스피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전날보다 17.72포인트(0.74%) 오른 2,409.49에 거래를 마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이 코스피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증시가 2,400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나흘 연속 최고가를 이어가며 250만원대에 안착했다. 그러나 코스피가 8개월째 쉼 없이 달려 왔다는 점에서 고점이나 조정이 임박한 것 아니냔 경계감도 커져가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한 번 발생하면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 오는 ‘블랙스완’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스피 2400시대 개막

코스피는 13일 2,405.76으로 출발하며 개장부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2,422.26까지 치솟았다 다소 밀리면서 전날보다 17.72포인트(0.74%) 오른 2,409.49로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3,73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822억원, 2,428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발언으로 해외 증시가 강세를 띤 가운데 한국은행의 성장률 상향 조정까지 더해지며 코스피가 2,400선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나흘 연속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장중 254만7,000원까지 올랐다가 전날보다 1.36% 오른 252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뿐 아니라 상반기 실적 장세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이끌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을 평가하는 지표는 가격이 아니라 가치”라며 “삼성전자를 비롯 한국 주식 대부분이 가격은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활황? 삼성전자 착시효과

그러나 삼성전자 쏠림 현상이 증시 전체를 왜곡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코스피가 지난해말 1,983.48에서 지난 12일 2,391.77로 6개월여 동안 408.02포인트(20.57%) 상승하는 동안 만약 삼성전자 주가가 그대로였다면 코스피는 2,218.54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준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전자 기여도를 빼면 코스피는 여전히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2분기 전체 상장사 순이익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기전자 업종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한 두 종목만으로 장세가 계속 갈 순 없다”며 “시장이 너무 특정 종목에 편중돼 우려된다”고 말했다.

선진국 통화정책 등 불안 요소

전문가들 사이에선 선진국의 자산 축소가 코스피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옐런 의장이 이날 청문회에서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에 주목하는 시각이다. 연준은 만기가 다 된 국채를 재매입하지 않고 원금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보유 자산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옐런 의장은 축소 시기에 대해서도 “비교적 빠른 시일 내”라고 말했다. 이 경우 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낳아 외국인 자금이 국내에서 빠져나갈 수도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했다. 일본중앙은행(BOJ)은 내년부터 긴축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예정이다. 이 센터장은 “주가가 8개월째 오르고 있어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선진국의 자산 축소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은 600조원이 넘는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에 이른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는 유가 급락과 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가가 하락하면 수출 물가가 낮아져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는 기업에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주춤한 데는 저유가와 대북 강경기조 등도 영향을 미쳤다. 윤 센터장도 “국내 증시의 유일한 리스크는 북한”이라며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오는 블랙스완 출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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