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외무장관 명의 성명서 “표현의 자유 위해 헌신”
유엔 인권대표도 “온몸으로 민주주의 지킨 투사 잃었다”
노벨위원회 “중국 정부, 그의 조기사망에 무거운 책임”
13일 밤(현지시간)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ㆍ61)가 간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프랑스 정부는 장 이브 르 드리앙 외무장관 명의의 성명을 내고 “류샤오보의 타계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위해 평화적인 투쟁을 해 온 이 지성인은 미래 세대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랜 수감 생활에도 그는 30년 이상 기본권 수호를 위해 용기 있게 싸웠고, 특히 표현의 자유를 옹호했다”며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프랑스는 그간 여러 차례 그의 석방을 촉구해 왔다”며 “인권 옹호는 프랑스 외교가 추구하는 우선 순위의 하나로, 중국과 프랑스 간 대화 주제이기도 하다”고 밝혀, 중국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UNOHCHR)도 “중국은 물론, 세계의 인권운동에 헌신해 온 투사를 잃었다”면서 깊은 슬픔의 뜻을 표했다. 그는 “류샤오보는 탄압과 처불에도 불구, 비폭력을 실천하고 증오심을 떨쳐내는 등 온몸으로 민주주의를 지켜 인간의 존엄과 시민의 용기를 보여줬다”고 한 뒤,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劉霞·55)가 원하는 곳에서 머물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류샤오보를 선정했던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그의 해외 치료를 허용치 않은 중국 정부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베리트 라이스 노벨위원회 대표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류샤오보가 말기 병에 이르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로 옮겨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며 “중국 정부는 그의 조기 사망에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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