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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 연루 트럼프 가족ㆍ측근 줄줄이 청문회 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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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 연루 트럼프 가족ㆍ측근 줄줄이 청문회 行

입력
2017.07.20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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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쿠슈너 등 증언대에

혐의 적극 방어 나설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메이드 인 아메리카’ 주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메이드 인 아메리카’ 주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과 측근들이 마침내 의회에 모습을 드러낸다. 대선 선거개입 의혹 파문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청문회란 공식 창구를 활용해 트럼프 측 입장을 적극 방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 상원 법사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가 26일 청문회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스캔들 사건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승인에 따라 공개 증언을 할 예정이다. 의회는 두 사람에게 러시아 관계자들과 접촉한 정황이 담긴 서류를 보존하고, 관련 정보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6월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건네받기 위해 러시아 측 인사와 이메일을 주고받고, 사실상 러시아 정부의 대리인 격인 여성 변호사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를 만난 사실이 밝혀져 내통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회동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매너포트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쿠슈너도 앞서 24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나와 비공개로 증언한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서는 러시아 측과 연결고리 외에 쿠슈너의 ‘기밀취급 인가 권한’을 놓고도 집중 질의가 예상된다고 미 ABC뉴스는 전했다. 그는 기밀 인가권을 획득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127쪽 분량의 신청서(SF-86)에 러시아 관련 사실을 제대로 적시하지 않아 위법 논란에 휘말린 상태이다.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측 접촉에 대해 ‘부적절하다(52%)’는 응답이 ‘적절하다(23%)’는 답변보다 배 이상 많아 미 국민은 스캔들 의혹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측의 방어 노력에도 의혹은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매너포트가 트럼프 캠프에 합류하기 전 친러시아 성향의 러시아 석유기업에 1,700만달러의 빚을 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해당 자금이 그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컨설턴트로 일할 당시 사업과 연관돼 있다고 전했다. 매너포트는 채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스캔들과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가족 및 측근에게 수사망이 좁혀오고 있지만 트럼프는 겉으론 전혀 위축되지 않은 듯하다. 그는 이날 NYT 인터뷰에서 “어떻게 법무장관이 수사에 빠질 수 있느냐. 이럴 줄 알았다면 ‘그를 임명하지 않겠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스캔들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뒤늦게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는 또 이날 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미국건강보험법(AHCAㆍ트럼프케어) 입법 무산과 관련, “법안이 내 책상에 올라올 때까지 워싱턴을 떠나서는 안 된다”면서 29일부터 2주간 예정된 상ㆍ하원 여름 휴회를 가지 말라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트럼프 취임 6개월 내내 시끄럽고 혼란스럽기만 했다. 아직 1,280일이 남았다”며 남은 임기도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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