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빈드 여당 후보… 역대 두 번째
인도에서 역대 두 번째로 ‘불가촉천민’에 해당하는 최하 계층인 ‘달리트’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 집권 여당 인도국민당(BJP)의 람 나트 코빈드(71) 후보가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메이라 쿠마르(72ㆍ여) 전 연방하원 의장을 제치고 65.6%의 득표율로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코빈드 당선인은 프라나브 무케르지 대통령에 이어 25일 제14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이번 선거는 코빈드 후보와 쿠마르 후보 모두 소외계층인 달리트 출신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달리트 출신이 여야 후보로 함께 나선 것은 처음이다. 앞서 달리트 출신으로는 1997년 코테릴 라만 나라야난 대통령이 처음 선출된 바 있다.
코빈드 당선인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칸푸르의 달리트 가정에서 태어나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두 차례 상원의원과 비하르주 주지사를 지냈다. 그는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힘겹게 일하는 모든 국민을 대표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인도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해 내각을 이끄는 총리가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있으며, 대통령은 의전 역할 정도만 수행한다. 대통령 선출방법도 모든 유권자에게 의사를 묻는 직선제 대신 연방 상ㆍ하원 의원과 주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간접선거로 치러진다.
다만 소수자를 대변하는 후보가 간혹 대통령에 당선돼 사회통합의 상징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실제 3대 자키르 후사인ㆍ5대 파크루딘 알리 아메드ㆍ11대 압둘 칼람 대통령은 인도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 신자가 아니라 14%에 불과한 무슬림이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