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저녁, 강원도 인제에서 4대에 모여 사는 정용자 할머니 가족들이 대형 무대에 올라 개막을 선언했다. “자, 이제 축제가 시작됩니다." 고사리 같은 4살짜리 막내 손자의 선창에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화답한다. ‘제 4회 인제바퀴축제’의 막이 올랐다. 오늘 행사는 ‘인제라이더’를 선포하기 위한 협약식과 축제 전야제의 성격을 지녔다.
이순선 인제군수는 개회사를 통해 “하늘 내린 인제군에 오신 군민과 관광객, 국군장병 여러분을 환영한다”며 무동력차와 오프로드 대회 등 바퀴 달린 레포츠의 향연을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의동 인제군의회 의장은 “인류는 동그란 바퀴가 발명된 이래 언제나 함께 해왔다”며 “바퀴로 즐기는 모든 즐거움을 누리시라”고 축사를 건넸다. 강원도 출신 황영철 국회의원은 “대한민국의 수많은 바퀴들이 인제를 찾아오고, 동서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기쁨과 아쉬움을 각각 더해주고 덜어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며 파이팅을 선창했다.
이어 이순선 인제군수와 모토쿼드 윤수녕 대표, 김춘수 인제스피디움 대표의 3자간 업무 협약식이 열렸다. 인제를 라이더의 성지로 만드는 ‘인제라이더’는 모터스포츠컴퍼니 모토쿼드이 제안하고 이순선 인제군수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인제군 기획팀과 모터스포츠 경기장 인제 스피디움이 동참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모토쿼드는 “인제라이더”라는 심볼을 제작하고, 이를 수도권 라이더를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와 함께 인제를 기반으로 하는 참여활동을 주도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인제로의 차량 통행량 감소가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에게는 다양한 즐거움의 주행환경 조성에 유리함을 알림으로써 유입인구가 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전거와 모터사이클 마니아로 잘 알려진 유인촌 전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은 “동서고속도로 개통에 따라 인제에도 변화가 생길 텐데 두 바퀴축제와 휴게소 정비 등을 통해 수많은 자전거와 모터사이클 동호인들이 모여 들고, 인제에 들어서면 속도만이 아닌 많은 걸 지키고 나누는 즐거움을 통해 배려가 가능한 국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축사를 밝혔다.
협약식이 끝나고 본격적인 전야제를 위해 한마음 가족 음악회가 열렸다. 재즈 보컬리스트 윤희정, 신들라, 전영미, 홍진영, 다비치, 김건모 등 최정상 가수가 출연해 축제 분위기를 한껏 드높였다. 간헐적으로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현장 분위기는 뜨겁게 달궈졌다. ‘제 4회 인제바퀴축제’는 전야제 이후 7월 22일부터 23일까지 인제읍 정중앙휴게소터미널(인제읍 비봉로 48) 인근에서 개최된다.
인제군은 태백산맥의 중심에 위치해 설악산과 점봉산, 아침가리와 곰배령을 품고 소양강과 내린천이 휘감아 도는 터라 천혜의 라이딩 코스다. 국제 규격의 서킷인 인제 스피디움을 품고 있는데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충분해 모터스포츠를 즐기는 아마추어 레이서나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 6월30일 서울과 양양을 잇는 동서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인해 관내를 관통하는 44번국도로의 통행량 감소가 우려됨에 따라 인제만의 매력찾기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인제=최민관 기자 edit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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