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000명 증원” 버티자
여야3당 “새벽 본회의 처리”
한국당, “야밤 날치기” 비난에
여야 4당 결국 오늘 오전 처리키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를 열어 추가경정예산 수정안을 처리하기로 한 데는 중앙직 공무원 증원 규모에 대한 이견을 좁힌 게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막판까지 공무원 증원 규모에 반대 입장을 고수한 자유한국당은 본회의에 참석은 하되 반대 표결에 나서기로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여야 4당 간사는 21일 오전과 오후 잇따라 회동하며 추경안 협상 타결을 시도했으나, 완전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이날 정부 측에서 4,500명 수준이던 중앙직 공무원 증원 폭을 2,8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수정안을 제안하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이에 호응하면서 접점을 찾기 시작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저녁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당을 뺀 3당의 합의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한국당이 1,000명 수준으로 더 낮출 것을 주장하면서 물러서지 않아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한국당 원내 관계자는 “우리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 CIQ(세관ㆍ출입국관리ㆍ검역) 인력 500명에, 경찰 400명, 근로감독관 100명을 합쳐 1,000명이 필수 증원 규모라고 본다”며 “여기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이날 저녁 때까지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자, 국민의당ㆍ바른정당과 예결위와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통과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와 담판을 가진 뒤 “예결위 심사가 빨리 끝나야 하는데 한국당이 계속 지연전술을 쓴다”며 “3당만으로 예결위 심사를 빨리 끝내고서 본회의를 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은 여야 3당이 합의해도 이날 본회의 처리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 대기 명령을 내렸던 소속 의원들에게‘본회의는 없으니 귀가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여야 3당이 차수를 변경해 22일 새벽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기로 하자 정우택 원내대표는 뒤늦게 긴급의원대책회의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정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새벽 2시쯤 추경을 처리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며 “만약 이뤄진다면 야밤에 이뤄질 야합 날치기”라고 비난했다.
추경 처리 수순을 밟아가던 여야 3당은 한국당이 반발하자 밤 11시쯤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4당 원내대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여야 4당은 예결위는 예정대로 새벽까지 진행하되 본회의는 22일 오전 9시 30분에 열기로 했다. 회동 직후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출석할 시간적 여유와 참석 기회를 보장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정세균 국회의장이 받아들여 본회의 개의 시간을 정했다”고 말했다.
본회의 시간을 여야 4당이 합의하면서 한국당도 본회의에는 참석하되 반대 표결에 나서는 것으로 입장이 정리됐다. 본회의 시간 확정 직후 한국당 원내 관계자는 “본회의에 참석해 추경 반대 표결을 하기로 입장을 정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소속 의원들에게 전해 최대한 회의 참석을 독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날 여야 간 줄다리 협상을 두고 “한국당이 정우택 원내대표 때문에 갈지자 행보만을 거듭하다 사실상 두 손을 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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