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별 단체대항전 열려
지팡이 어르신도 투혼
여성참가자들도 기세
한국일보가 주최하고 경기도바둑협회가 주관하는 2017 경기도지시배 전국아마추어바둑 명인전 이틀째 경기가 오전부터 차분하게 진행됐습니다.
시군단체전과 노인단체전, 동호인단체전 등과 전국대회인 초등최강부, 중고등부, 여성단체전 등이 치러졌습니다. 첫째날 시간 관계상 다 치르지 못한 경기도대표 선발전 등 잔여경기도 속개됐습니다.
남양주대표팀은 지역명이 새겨진 조끼를 단체로 입고 경기에 임했고 긴 양반수염을 한 어르신은 지팡이를 옆에 두고 투혼을 불사르셨습니다.
이철호(73ㆍ남양주)씨는 “주변의 권유로 참여하게 됐다”면서 “가까운 곳에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바둑대회가 많지 않아 아쉬웠는데 수원에서 아마추어 대회가 열려 바둑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여성부 참가자들도 어린 학생들 못지않게 반상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기세를 올렸습니다. 이날만큼은 선수로서 고향의 명예를 위해 그 동안 갈고 닦은 수읽기를 맘껏 뽐냈습니다.
박미현(54ㆍ용인시)씨는 “경기도지사배 바둑대회가 처음 열린다는 소식에 바둑여성연맹 회원 10명과 함께 대회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경기도대회뿐만 아니라 시군단위 대회도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날 폭우가 쏟아졌음에도 700여명의 선수가 거의 빠짐없이 대회장소인 서수원 칠보체육관을 찾아주셨습니다.
이번 대회는 첫날 학생 및 학부모 3,500명에 이어 이날 성인 및 어르신, 학생 700명이 참가해 열기를 반영했습니다.
아마추어뿐만 아니라 프로기사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까지 이번 대회 창설을 환영했습니다.
전서현(13ㆍ동천초 6)군은 “대한바둑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대회일정을 알아보던 중 도지사배를 알게 돼 참여하게 됐다”면서 “7~8월에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가 전혀 없어 아쉬웠는데 너무 좋았고, 저처럼 프로바둑기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앞으로 더 많은 바둑대회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범구기자 ebk@hankookilbo.com 이종구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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