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점차 길어지고 ‘가을 늦더위’
올해 10월까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가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기후온난화로 인해 한반도의 여름이 점차 길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24일 발표한 ‘3개월 날씨 전망’에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는 8월의 평균기온은 평년(25.1도)과 비슷하거나 높겠으나, 9월에는 기온이 평년(20.5도)보다 높을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10월의 평균기온 역시 평년(14.3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도 10월 첫 주까지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21~30도를 웃돌면서 더위가 쉬이 가시지 않았고, 이런 가을 늦더위 현상이 올해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서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8월에 이어 9월에도 국내로 계속 유입되면서 더위가 계속되겠다”고 전했다. /
우리나라의 가을은 더위에 점차 잠식당하고 있다. 최근 10년(2007~2016년) 9월과 10월의 평균기온은 각각 21.1도와 15도로 평년보다 0.6도, 0.7도씩 올랐다. 이에 맞춰 가을의 ‘시작’ 역시 늦어지면서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 기상청 기준에 따르면 가을은 평균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을 시작으로 본다. 1931~1940년까지 가을의 평균 시작일은 9월 15일이었다. 반면 2011~2014년까지 가을의 평균 시작일은 9월 26일로 미뤄졌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늦어져 10월 3일에야 가을이 시작됐다. 기후온난화로 기온이 오르면서 이 같은 양상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최근 내리는 국지성 폭우처럼 8월도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 때가 많아 대기 불안정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균적으로 7월 24일쯤에 끝났던 장마도 올해는 종료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 특히 장마전선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움직임이 유동적이라 종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제5호 태풍 노루가 일본 도쿄 먼 해상을 지나며 세력을 키우고 있고, 이날 오후에 생겨난 8호 태풍 선까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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