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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 직접 수사” 경찰에 수사권 양보 불가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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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 직접 수사” 경찰에 수사권 양보 불가 의지

입력
2017.07.2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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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엔 ‘강한 반대’

“경찰 미흡하거나 의견 잘못 땐 검찰에서 추가 수사 바로잡아야”

일각선 “수사권 마지노선 설정”

공수처 신설엔 ‘약한 반대’

“공수처 관해 다양한 의견 있어”

상황 따라 수용 여지 남긴 듯

향후 법무장관과 교통정리 필요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문무일(56) 검찰총장 후보자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검ㆍ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강한 반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에 대해서는 ‘약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검찰개혁의 양대 과제에 대해 문 후보자가 경중을 따져 방어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문 후보자는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 축소를 골자로 한 검ㆍ경 수사권 조정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경찰의 송치기록이 미흡하거나 실패했거나 의견이 잘못된 경우에는 검찰 단계에서 보완 조사하거나 추가 수사하거나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검찰의 직접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대목은 경찰에 수사권을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의지로 읽힌다. 때문에 향후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검사의 영장청구권 독점 논란에 대해서도 문 후보자 입장은 강경했다. 그는 ‘검찰 공무원 수사는 한시적으로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은 어떤가’라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모든 것은 사법적 통제가 필요하다”며 원칙론을 고수했다. 검찰권 남용과 비대화에 대한 비판에 대해선 ‘셀프 개혁’ 구상 방안을 내세웠다. 외부 전문가와 법조 원로를 위촉해 수사 과정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는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수처 신설에 대해서 문 후보자는 “논의과정을 잘 알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의원들 질의가 이어지자 “공수처에 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어 검찰 입장에도 어느 한 가지 의견이 옳다고 말씀 드리기 너무 성급하다”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이는 박상기 법무장관이 취임사에서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작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한 부분과는 결이 다르다. 법무ㆍ검찰 수장이 검찰개혁의 핵심공약에 대해 입장 차를 보여 향후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선 “직접수사 기능 유지와 검ㆍ경 수사권 분리 반대를 검찰 입장에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공수처 신설은 상황에 따라 받아들이기로 결정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문 후보자는 그러나 민감한 사안 이외에는 대체로 정부 기조에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침해될 우려가 제기된 정부의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참석에 대해 그가 “정책과 관련해 검찰도 일정 부분 참여할 필요성이 있다”며 화답한 게 대표적이다. 국회 요구가 있으면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 한 검찰총장이 직접 출석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부분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날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는 여야 합의로 채택됐지만, 일부 의원은 “공수처 설치 및 검ㆍ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방안에 대해 후보자가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만 견지한 채 개혁 의지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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