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열차 참가학생 142명
고구려 유적지에서 웅장한 기상
압록강 보며 분단의 아픔 느껴
“1,442개의 계단도 힘들지 않아요. 민족의 얼이 서려있는 우리땅 백두산과 천지를 만나기 위해 이렇게 멀리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22일 오전 압록에서 백두로 발걸음을 재촉한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참가학생 142명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낙오자 없이 백두산에 올랐다. 학생과 교사 등 179명은 백두산 정상에 선 순간, 모두가 애국자가 되었다. 정상은 안개가 심해 천지를 보기는 힘들었지만 참가학생들은 의지는 백두산 천지도 막지 못했다. 안개가 걷히고 천지가 눈앞에 나오자 모두들 환호성을 터트렸다.
조혜원(무안고 1년)양은 “처음에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도전해보니 뿌듯하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면서“백두산 관람하는데 중국에 돈을 내 마음이 아팠고, 고구려 옛 부흥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했다.
천지 정상을 등반한 학생들은 금강대협곡을 거쳐 하산했다. 숙소로 돌아 온 학생들은 압록에서 백두까지 여정을 마무리하고 통일을 기원하며 서로의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19일 출정식을 갖고 전남교육청을 출발한 독서토론열차학교 학생들은 20일 중국에 도착, 본격적인 여정에 돌입했다. 인천에서 단동훼리를 이용해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에 도착한 학생들은 국경을 건너는 선상에서 독서토론 활동과 인문학 토크 콘서트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리더가 지켜야 할 덕목은 책임감과 인성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또 학생들은 단둥에서 한국전쟁 당시 절반이 파괴된 압록강 단교를 둘러본 후 배를 타고 압록강 탐방을 시작했다. 압록강교는 북한 신의주와 단둥을 이어주는 다리로 한국전쟁 때 절반이 파괴됐다. 전쟁의 상처와 분단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현장에서 강 건너 북한 땅을 바라보며, 학생들은 통일에 대한 열망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21일 학생들은 고구려 문화 탐방에 나섰다. 광개토대왕릉ㆍ광개토왕비, 장군총, 국내성터 등 고구려 역사가 펼쳐진 현장을 둘러 본 학생들은 웅장한 흔적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인식(나주고 1년)군은“잘못된 역사 인식과 민족주의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동북아 평화를 위해서는 올바른 역사 정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서토론열차는 비록 짧은 일정이지만 분단의 아픔과 고구려의 웅장한 역사, 중국의 역사 왜곡 등을 접한 학생들의 눈에 펼쳐진 드넓은 백두산 천지까지 학생들을 애국자로 키우기에 충분했다.
장만채 교육감은“학생들에게 백두산과 고구려 유적지 등을 눈으로 보지 말고 마음으로 보라고 했다”면서“이들 학생들이 각계 각층의 지도자로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독서토론열차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옌볜(延邊)=글ㆍ사진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