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 ‘우병우 라인’ 솎아내기는 문재인 정부 첫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도 반영됐다. 27일 단행된 고ㆍ지검장 정기인사에서는 검찰총장 직속으로 반부패 수사를 맡았던 김기동(53)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이 한직인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이동했다. 롯데 수사 등을 지휘한 이동열(51)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신규 검사장 대열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사와는 거리가 먼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에 보임됐다.
법조계에서는 두 사람이 수사부서에서 배제된 것을 두고 검찰 내 ‘우병우 사단’의 핵심 인물로 분류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부정하지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리스트로 언급한 ‘12인의 우병우 사단’ 가운데 검찰 조직에 남은 사람은 김기동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과 이동열 서울중앙지검 3차장 뿐”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이는 정부가 법무ㆍ검찰 수뇌부 임명에 앞서 지난달 대검 차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주요보직 인사를 먼저 단행하며 고강도 인사쇄신을 예고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과거 부적절한 사건 처리 등을 이유로 좌천성 인사발령을 받은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과 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장, 전현준 전 대구지검장 등 검찰 고위간부가 줄줄이 검찰을 떠났다. 당시 창원지검장에서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된 유상범(51) 검사장도 이날 검찰인사에서 연구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25일 취임한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도 첫 지시사항으로 총장 직속부대인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을 전격 개편하며 '우병우 사단' 걷어내기에 나섰다. 대검 등에 따르면 문 총장은 범죄정보기획관실 소속 수사관 40여명 전원에 대해 전례 없는 물갈이를 감행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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