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에 조문을 하러 가서 상주와 인사를 할 때 어떻게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국립국어원이 발간한 <표준 언어 예절>에 따르면 이때는 상주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인사만 하는 것이 기본예절이라고 한다. 상을 당한 사람에게는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 없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상주에게 더 깊은 조의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굳이 상주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하는 상황이라면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얼마나 슬프십니까’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표현을 쓸 수 있다.
상주 역시 문상객에게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인사만 하는 것이 기본예절이지만 굳이 말을 하자면 ‘고맙습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등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고인이 병환 없이 오래 살다가 운명한 경우에 ‘호상(好喪)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문상객끼리는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상주에게는 해서는 안 될 말이다.
또한 상을 당한 사람에게 조의를 표하는 글을 쓸 때도 장황하게 쓰는 것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혹은 ‘얼마나 슬프십니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으로 쓰는 것이 좋다. 여기서 ‘삼가’는 ‘겸손하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를 뜻하는 말이고 ‘명복(冥福)’은 ‘죽은 뒤 저승에서 받는 복’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를 쓸 때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마침표를 찍지 않은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조의를 표할 때도 띄어쓰기나 문장부호를 규정한 어법에 맞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로 써야 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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