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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유혹, '이젠(Ijen)' 화산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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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유혹, '이젠(Ijen)' 화산 투어

입력
2017.07.3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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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잣대로 규정하기엔 너무 다양하고 큰 나라 인도네시아, ‘초록 우붓과 파랑 길리’에 이어 황금색 유황이 펄펄 끓어오르고 블루파이어가 폭발하는 이젠 화산, 적도에 위치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눈을 볼 수 있는 신비로운 이리안자야를 소개한다.

노란 유황과 에메랄드 빛 호수가 유혹하는 이젠 화산.
노란 유황과 에메랄드 빛 호수가 유혹하는 이젠 화산.

노랑(Yellow) 이젠 화산, 황금 드레스에 사파이어 눈을 가진 악녀

이젠 화산(Gunung Ijen)은 끊임없이 피어 오르는 유황가스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산성호수로 유명하다. 이런 곳에 누가 트레킹을 가겠느냐고 손사래를 칠 수도 있지만, 이젠은 인도네시아의 32개 화산 중 브로모 화산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산이다.

자바 섬의 오른편 끝자락에 위치한 브로모 화산과 이젠 화산은 지금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이다. 브로모 화산은 6년 전에 마그마가 200m까지 분출되는 폭발이 있었다. 이젠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산성호수와 펄펄 끓어오르는 유황으로 뒤덮인 화산이다. 분출하는 유황가스가 화산 자체의 뜨거운 열을 받아 불이 붙는 현상인 '블루파이어'도 목격된다. 두 화산을 모두 보려면 최소한 2박3일은 잡아야 한다.

이젠 화산.
이젠 화산.
매캐한 유황 가스의 위험 속에서도 거부할 수 없는 이젠 화산 투어의 매력
매캐한 유황 가스의 위험 속에서도 거부할 수 없는 이젠 화산 투어의 매력

독한 노란색 가스가 피어 오르는 유황광산으로 뒤덮인 정상까지 오르는데 약 1시간30분, 정상에서 칼데라 호를 오르내리는데 1시간, 정상을 내려오는데 추가 1시간을 합하면 약 4시간30분이 소요된다. 트레킹 시작 10분 만에 가파른 경사를 만나기 때문에 산을 좀 탄다 하는 성인 남성들도 오르기 버겁다. 출발 장소는 해발 1,850m, 정상은 2,386m로 3km를 오르는 동안 고도가 536m 높아지는 강행군이다.

이렇듯 힘겹게 산을 올랐으면 경치를 둘러보고 좀 쉬었다 내려오면 그만인데, 정상에 서면 이젠 화산의 악녀 같은 매력에 홀리고 만다. 이젠 화산은 ‘그눙이젠(Gunung Ijen)’과 ‘카와이젠(Kawa Ijen)’ 두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그눙은 인도네시아어로 산, 카와는 칼데라 즉 분화구를 뜻한다. 화산 분화구에 에메랄드 빛의 칼데라 호수가 있어 붙인 이름이다. 정상에서 유황 채굴 작업장이 있는 칼데라 호수까지는 길도 가파르고 끊임없이 피어 오르는 가스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해도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삼킨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산성호수임에도, 여행객들은 우아한 에메랄드 빛에 홀려 기어이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가고야 만다. 잃을수록 더 큰 돈을 걸게 되고, 나쁜 남자에 빠져들고, 쓴 커피에 중독되듯, 이젠 화산의 매력은 바로 그 위험과 모험에 있는지 모른다.

블루파이어는 밤에만 볼 수 있는 장관으로, 섭씨 36도가 넘는 고온에서 다량의 유황가스가 공기와 만나 타오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젠 화산은 푸른색 불꽃이 최고 5m까지 올라가는, 세계에서 가장 큰 블루파이어가 생성되는 곳이다.

이젠 화산까지 가는 3가지 방법

먼저 수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1시간10분 정도 소요되는 족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10시간을 넘게 달리면 브로모 화산이 위치한 프로볼링고(Probolinggo) 지역에 도착한다. 이젠 화산은 거기서 다시 차로 6~7시간은 이동해야 한다. 멀고도 먼 여정이다. 육로 이동 시간을 좀 줄이려면 자카르타에서 수라바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수라바야에서 브로모까지는 차로 2시간 거리다. 이젠 화산까지는 역시 6시간 정도 이동해야 한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발리에서 배로 자바 섬으로 간 다음 이젠 화산을 먼저 들렀다 역으로 브로모 화산으로 가는 방법이다.

이젠 화산의 블루파이어
이젠 화산의 블루파이어
이젠 화산의 블루파이어 투어.
이젠 화산의 블루파이어 투어.

기후와 기온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화산투어를 하기 위해서는 중간에 숙박을 해야 한다. 특히 이젠 화산의 블루파이어를 보려면 현지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시간과 장소를 정해야 한다. 화산 투어상품은 다양하다. 패키지처럼 정해진 일정과 프로그램도 많지만, 인원과 원하는 내용에 따라 맞춤여행 일정도 만들어 준다. 블루파이어는 선택 사항이다. 브로모와 이젠 화산을 둘러보는 2박3일 화산투어 가격은 블루파이어 옵션과 발리로 이동하는 배편까지 포함해 10만원 정도다. 복잡한 여정을 생각하면 그리 비싼 편이 아니다.

하얀(White) 푼칵자야, 적도에서 눈을 볼 수 있는 곳

서뉴기니라고도 불리는 이리안자야에는 인도네시아 최고봉 ‘칼스텐츠 피라미드’(4884m)가 자리잡고 있다. 1623년 이 지역을 탐험한 독일인 칼스텐츠(Jan Carstensz)를 기념해 붙인 이름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뉴기니의 서부 절반은 인도네시아의 이리안자야, 동부는 파푸아뉴기니 땅이어서 사실상 오세아니아 최고봉으로 볼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 최고봉 푼칵자야.
인도네시아 최고봉 푼칵자야.

인도네시아어로 푼칵자야(Puncak Jaya)라고 부르는 이 산은 적도에 걸쳐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눈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리얀자야(Irian Jaya)의 ‘이리안’은 인도네시아어로 뉴기니 섬 자체를 가리키고, ‘자야’는 '빛나는' 또는 '승리한'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뜨거운 승리의 땅’에서 차갑고 새하얀 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리안자야에는 아직도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다. 중앙 고원지대인 와메나 분지에 거주하는 다니족ㆍ라니족ㆍ얄리족 등은 1938년 처음으로 백인들에게 모습을 드러냈고, 아직까지 석기시대처럼 살아가는 종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아 여행큐레이터 DaisyParkKorea@gmail.comㆍ사진제공 인도네시아관광청(VITO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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