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염 증세 급속 악화
제2의 류샤오보 될까 우려
중국의 인권운동가 황치(黃琦ㆍ54)가 당국에 구금된 뒤 병세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제2의 류샤오보(劉曉波)’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권매체 류쓰톈왕(六四天網) 창설자인 황치는 지난해 11월 공안당국에 연행돼 외국에 국가기밀을 불법 제공한 혐의로 쓰촨(四川)성 미엔양(綿陽)교도소에 수감된 뒤 최근 지병인 신장염 증세가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황치의 변호인은 “수년 전 심각한 신장염을 앓았던 그의 간지방산 수치가 수감 이후 급속도로 올라가 병세가 위중하다”고 전했다. 변호인은 또한 황치가 수감 중 사실상 학대를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36명에 달하는 조사관들로부터 번갈아가며 심문을 받고, 하루 6시간 이상 서 있어야 하는 당직을 계속 맡아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도소 측은 “치료와 요양, 영양 공급을 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으며, 가족과 변호인의 면회조차 거부하고 있다.
황치의 모친은 최근 쓰촨성 서기와 공안청장 등에게 황치의 치료를 위해 석방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는 “아들이 만성 신장염, 당뇨병, 뇌혈전, 심근동맥경화증, 폐기종 등 여러 질병을 앓고 있어 휴식과 약물치료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황치는 1999년 인터넷 매체 류쓰톈왕을 만들어 톈안먼(天安門) 시위 사태 희생자와 중국의 인권침해 상황 등을 줄곧 보도해온 중국 인터넷 반체제 운동의 선구자다. 국경없는기자회로부터 인터넷 자유상을 수상했지만 중국의 정치체제와 시국을 비판하는 기사들로 인해 수 차례 강제연행과 수감생활을 되풀이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