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개 병원 논문, 미국의학협회지(JAMA) 게재…수혈 최소화로 92% 증상 개선
위암수술 후 환자가 겪는 빈혈은 가장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수술 중 출혈로 인한 전해질, 수분 등의 손실을 수액으로 보충할 때 급성 빈혈이 생긴다. 치료법은 수혈ㆍ철분 복용ㆍ자연 치유 등 3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기존 방법이 수술 후 빈혈 치유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수혈은 혈색소(헤모글로빈 단백질) 수치가 7g/ℓ 이하일 때만 권고되고 있지만, 여전히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암수술 환자에 대한 무분별한 수혈은 오히려 감염과 면역반응 등의 부작용을 일으켜 생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해 최근 그 결과를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게재하는 성과를 내놨다. 김영우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팀은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7개 대형병원 위암치료 외과 의사들과 공동으로 위암 수술 후 생긴 급성 빈혈을 치료하는데 '고용량 정맥철분제 정맥주사'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위암 수술 후 5~7일에 혈액 내 혈색소 수치가 7∼10g/㎗ 사이의 빈혈이 있었던 454명(평균 나이 61.1세)에게 '페린젝트'(성분명: 페릭 카르복시 말토즈)를 정맥 주사하는 방식으로 7년에 걸쳐 이뤄졌다. 그 결과, 철분제를 정맥에 주사한 빈혈 환자 중 92.2%가 12주 후 헤모글로빈 수치가 이 연구의 1차 목표인 혈색소 반응(혈중 혈색소 반응 등재 당시 보다 2g/㎗ 이상 증가한 경우 및/또는 혈중 혈색소 수치가 11g/㎗ 이상인 경우)을 보였다. 평균 혈중 혈색소 수치는 9.0g/㎗ 에서 12.3g/㎗로 수치가 정상치에 가깝게 개선됐다. 정맥 철분주사제만으로 헤모글로빈 수치를 높여 빈혈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부적절하게 시행되던 수혈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공동연구자인 배재문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고용량 철분주사제인 페린젝트가 향후 부작용이 많은 수혈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연구는 위암 환자가 많은 국내 의료 환경에 꼭 필요한 연구과제”라고 강조했다.
JW중외제약의 ‘페린젝트’는 철로써 500㎎ 함량으로 국내 유일의 고용량 철분주사제다. 암을 비롯해 인공관절, 제왕절개, 심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수술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수혈을 최소화하는데 간편하고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신부의 빈혈이나 산모의 철 결핍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최근 여성의 임신 연령이 노령화되고 다이어트가 일상화되면서 빈혈을 겪는 임산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임신 초기에 먹는 경구용 철분제는 소화기 부작용으로 입덧을 더욱 심하게 할 수 있어 꾸준한 섭취가 힘들다. 이처럼 경구용 철분제 복용이 어려운 임산부에겐 정맥 철분주사제가 권장된다. 특히 주사용 철분제는 자궁근종 등 부인과 질환 수술 전후 신속하게 빈혈 교정이 가능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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