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 추진 여부를 놓고 야권의 중진 의원들이 뒤늦게 얼굴을 붉혔다. ‘반문(재인)연대’의 하나로 거론됐던 안철수 국민의당ㆍ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간 연대설이 화근이다. 구체적으로 연대 논의가 오갔다는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의 주장에 유승민ㆍ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진위를 따지며 강력히 반발했다.
박 의원이 8일 채널A 정치토크쇼 ‘외부자들’에 출연해 대선 당시 김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 회동 당시의 발언을 공개하면서 사달이 났다. 박 의원은 방송에서 “김 의원과 제가 대선 때 안철수ㆍ유승민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그런데 (김 의원에 따르면) 유 후보가 ‘햇볕정책ㆍ대북정책을 버리고 사과하기를 요구한다’고 하기에 제가 ‘그러면 (햇볕정책을 추진했던) 내가 탈당해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하지만 유 후보가 ‘단일화하지 않는다. 자기는 TV토론을 잘하니 이렇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놓으면 5년 후에 대통령 될 수 있다’고 했다고 김 의원이 그러더라”며 “그 말에 제가 TV토론 잘해서 대통령이 된다면 진중권ㆍ유시민은 벌써 됐다고 답했다”고도 했다.
이에 유 의원과 김 의원이 모두 발끈했다. 유 의원은 9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 의원의 발언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본 의원이 그런 유치한 발언을 한 적이 없음에도 박 의원은 방송에서 공공연하게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 역시 입장문을 내고 “대선 때 박 의원,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와 셋이 만나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한 적이 있지만 박 의원이 공개한 발언은 한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휴가 중인 박 의원은 이날 내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선 당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서는 반문연대의 일환으로 안철수ㆍ유승민 두 후보가 단일화해 보수ㆍ중도 표심을 흡수해야 승산이 있다며 후보 단일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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