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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NO” 협동조합 프랜차이즈 대안으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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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NO” 협동조합 프랜차이즈 대안으로 뜬다

입력
2017.08.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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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연합ㆍ와플대학ㆍ까레몽 등

수평적 가맹점주들이 모여 창립

통행세ㆍ마진 폭리 등 억울함 해소

집단경영ㆍ자본조달 등엔 어려움

정부, 이달 말 지원강화책 발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피자연합’은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갑질’이 논란이 됐던 미스터피자의 가맹점주 11명이 지난 1월 창립한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들의 고혈을 짜 이윤을 창출하는 구조에서 탈피해 보자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진소라 피자연합 이천점 사장은 11일 “적어도 가맹본부가 강요하는 비싼 물품을 억울하게 구입해야 하는 일은 없다”며 “헌신적인 조합원들이 가맹본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신촌의 와플 노점에서 시작해 가맹점을 30여개까지 늘린 ‘와플대학협동조합’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착한 프랜차이즈다. 강보미 와플대학 이사장은 “기존 프랜차이즈의 가맹본부들은 ‘통행세’같은 물류 마진으로 폭리를 취했지만 와플대학의 가맹본부는 최소한의 마진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주들을 착취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부도덕한 경영이 사회적 지탄을 받으면서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도 이달 말 내 놓을 ‘사회적 경제 활성화 정책“ 중 하나로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가 계약을 맺은 가맹점주들에게 상표와 재화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대신 가맹점주들이 모여 가맹본부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기존 프랜차이즈가 우월적인 가맹본부를 중심으로 한 ‘하향식’ 모델이라면,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는 가맹점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수평’ 모델이다. 조합원 전체의 권익 향상을 추구하고 민주적 운영을 지향한다.

조합원 전체의 이익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창출한 이익을 나누는 방식도 갖가지다. 인천 지역의 동네빵집이 뭉친 까레몽협동조합은 매년 조합 잉여금의 3분의 2를 복리후생비와 성과급 등 근로조건 개선에 쓰고 있다. 가맹점의 물류 매출액에 비례해 잉여금을 환급해 주기도 한다. 20년 역사의 감자탕집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일호협동조합은 가맹비와 로열티(상표를 이용하는 대가) 적립금을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지원하는 데도 사용한다. 가맹점 이윤이 많이 창출될 수록 조합 전체와 조합원들의 이득도 증진되는 ‘선순환’ 구조다.

물론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의 한계도 있다. 무엇보다 이익을 공유할 만큼 수익을 내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집단경영체제와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 따른 비효율성, 일부 조합원들의 무임승차, 자본조달의 어려움 등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시장이 2015년 기준 가맹점만 22만개에 육박할 정도로 이미 ‘과당경쟁체제’라는 점도 난제다. 김태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협동조합형이 이상적이라고 해서 4,000개가 넘는 브랜드가 전부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순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프랜차이즈가 협동조합의 이점을 차용하는 절충안을 통해 더 이상의 갑질 폐해를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종익 한신대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는 “기존 프랜차이즈에 내부에 구매협동조합을 만들어 가맹본사에는 물류 마진 대신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분식점 ‘국수나무’로 유명한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의 송인창 이사장은 “주식회사 형태의 가맹본부를 우선 협동조합화한 뒤 가맹점들이 조합으로 가입하는 단계적 접근으로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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